이미지 크게보기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조사를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尹 피의자 조사 등 외부이동 땐
경호차 아닌 법무부 호송차 타야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수괴) 등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 당시 입었던 정장 차림 그대로 서울구치소에서 이틀 밤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현직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최초로 구치소에 구금되면서 대통령경호처 역시 사상 초유의 ‘구금 경호’에 나섰다.

17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체포 당시 입었던 푸른 빛이 도는 셔츠와 재킷 등 양복 정장 차림 그대로 구치소에서 생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규정상 구속된 피의자들은 수의를 입어야 하지만 체포 상태의 피의자들은 사복이나 구치소에서 주는 생활복 가운데 선택이 가능하다. 윤 대통령이 이틀째 정장 차림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불법수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15일 밤 서울구치소로 이송된 이후 약 9.9㎡(3평) 규모의 구인 피의자 거실에 머물고 있다. 구치소 식단표에 따르면 17일 윤 대통령은 아침 황태국에 이어 점심 해장국, 저녁 미역국과 감자조림 등을 먹게 된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현직대통령 예우 차원에서 독방이 따로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됐을 때도 6인실을 개조해 약 3평 규모 독방을 사용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수감 중인 윤 대통령 신변에 특이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경호처는 윤 대통령이 구금된 서울구치소 내부 담장 정문 근처에서 외곽 경호를 계속하고 있다. 경호관들은 윤 대통령이 있는 보안청사와 100m가량 떨어진 사무청사 대기실에서 5∼6명이 교대하며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치소 내부 경호는 교도관들이 담당 중이다. 윤 대통령 신병이 교정 당국으로 넘어가면서 앞으로 피의자 조사 등 외부로 이동할 때는 법무부 호송차량에 탑승하게 된다. 윤 대통령은 관저에서 공수처, 공수처에서 서울구치소로 들어올 때 경호차량을 이용했다.

현직대통령이 구금되는 상황은 사상 처음이라 따를 전례나 규정이 없는 만큼 경호처와 교정 당국 간 입장 차가 계속되고 있다. 경호처는 구치소 전체를 경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구치소 측은 구치소 내부에 경호원이 출입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교도관들의 형집행법상 계호권(재소자들에 대한 관리·감독 권리)과 대통령경호법이 충돌하고 있는 양상이다. 경호처와 서울구치소는 윤 대통령 경호 범위에 대해 협의를 이어가는 중이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