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디도스 사이버 테러’는 미국이 주도하는 사이버위협 대응훈련 ‘사이버 스톰’에 대한 북한의 보복성 도발행위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이번 사이버테러의 주요 타깃이 한국이 사이버 스톰에 가입을 추진하려던 상황에서 한·미 양국에 몰려 있는 것은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8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국내외 주요기관 홈페이지 접속장애 사고 개요’를 보고하면서 공격 주체로 ‘북한 또는 북한 추종세력’으로 추정했다.

국정원은 밝힌 추정 근거는 지난 6월27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의 문답. 당시 조평통은 “우리는 그 어떤 방식의 고도기술 전쟁에도 다 준비돼 있다”면서 사실상 ‘사이버테러’를 예고했다고 국정원은 보고 있다. ‘7·7 디도스 사이버테러’가 북한의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북한 조평통 대변인 문답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미국 주도의 ‘사이버 스톰’에 대해 “괴뢰들이(한국이) ‘사이버 스톰’ 합동훈련에 참가하려는 것은 북침 야망을 드러내는 또 하나의 용납할 수 없는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이버테러 명분이 ‘사이버 스톰’에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북한은 올들어 지난 3월 한·미 군사합동훈련 ‘키리졸브’, 지난 5월 우리 정부의 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 가입 등에 대해서도 “전시에 상응하는 실제적 행동조치”로 대응하겠다고 위협했고, 실제로 지난 3월 ‘키리졸브’ 훈련을 이유로 남북간 군통신을 일시 중단하고, 남측 인원의 개성공단 통행도 3차례 차단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은 처음부터 한·미 양국을 노린 것으로 본다. 이번 사이버테러의 주요 피해가 한·미 양국 주요기관 홈페이지에 몰려 있는 반면, 다른 국가에는 피해가 없는 이유다. 또 북한이 청와대와 미국 백악관 등 정부기관뿐 아니라 한나라당, 인터넷 포털사이트, 일부 언론, 금융기관까지 공격한 것은 남측의 혼란을 노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공격 수단이 사이버상으로 옮아가기는 했지만, 올들어 ‘4·5 장거리 로켓 발사’, ‘5·25 제2차 핵실험’ 등으로 이어지는 북한의 대외강경 행보와 맥이 닿는다는 게 정부 당국의 분석이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