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9일 인터넷 침해사고 경보 단계를 기존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할 전망이다. 경계로 격상하면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악성파일에 감염된 ‘좀비 PC’의 인터넷 접속을 원천 차단하게 된다.

방통위는 이에 앞서 초고속 인터넷 업체들이 악성코드를 보유한 ‘좀비PC’의 경우 백신 검사를 받고 인터넷 접속을 허용하도록 요청했다.

방통위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늘까지 최종 상황을 파악해 경보단계 격상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이를 위해 이날 오전 국내 주요 초고속 인터넷업체 실무진을 불러 회의를 진행했으며, 오후에는 최시중 위원장이 직접 초고속 인터넷과 보안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사이버안전 위기 대응 실무 매뉴얼에 따르면 공격 위험도, 피해 확산 정도, 피해기관 중요도, 피해 시스템 중요도, 트래픽 이상 유무, 피해 복구 난이도 등을 고려해 경보단계를 결정하게 돼 있다”며 “아직까지는 경계 단계 상황까지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8일 오후 11시를 기준으로 이번 신종 디도스에 감염된 컴퓨터 수는 총 2만9000여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가운데 1400여대는 1차 공격 때 동원됐던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날 초고속 인터넷 업계에 “디도스 공격 유발 PC가 인터넷에 접속하려는 경우 먼저 디도스 백신을 실행한 이후에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달라”고 긴급 요청했다. 이 자리엔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삼성네트웍스 등 14개 주요 초고속 인터넷 업체 임원들이 참석했다. KT는 이미 지난 8일 저녁부터 이를 실시하고 있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