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망연자실 3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주식 거래인이 각종 지수 및 주가가 폭락하는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여파로 이날 다우지수는 3.98%, S&P500지수는 4.84%, 나스닥지수는 5.97% 하락했다. EPA 연합뉴스

10여개국 수정·재수정 거듭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발표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이 하루 사이 25%→26%→25%로 오락가락하는 혼선이 빚어졌다. 한국뿐 아니라 다른 10여 개국 관세율도 수정과 재수정을 거듭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관세산정법이 주먹구구식이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백악관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상호관세 행정명령 부속서를 보면 한국의 상호관세율이 전날의 ‘26%’에서 ‘25%’로 수정돼 기재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율을 발표할 때 들고 있던 패널에서 한국의 상호관세율은 25%였지만, 이후 백악관이 공개한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26%로 적혀 있어 정확한 관세율이 무엇인지에 대한 혼선이 빚어졌다. 이에 한국 정부는 관세율이 다른 이유를 백악관과 상무부,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문의하며 행정명령 부속서의 관세율을 25%로 수정하려고 협의해왔다. 관세율 1%포인트 차이라고 해도 대미 수출액(1330억 달러·약 192조 원)을 고려하면 엄청난 금액이기 때문이다. 당초 미국 측은 행정명령 부속서에 표기된 26%가 맞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3일 오후 행정명령 부속서의 한국 상호관세율을 25%로 수정한 뒤 이를 주미대사관에 통보했다. 이와 관련, 미국 측은 특별한 설명 없이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25%가 맞다”고만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한국 외에도 인도, 스위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0여 개국도 트럼프 대통령이 들고 있던 패널보다는 상호관세율이 1%포인트씩 높았다. 백악관은 이날 이들 국가의 상호관세율도 모두 패널과 일치하도록 수정했다.

이러한 상호관세율을 둘러싼 혼선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계산법이 졸속이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로런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이날 X를 통해 관세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은 채 상호 관세를 도출한 점을 지적하며 “창조론으로 생물학을, 점성술로 천문학을 각각 설명하려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