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민주, 권한제한 법안 발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관세, 상호관세, 자동차 관세에 이어 반도체 관세 부과 의사를 밝히는 등 폭주 행보를 보이자 미 의회가 대통령의 관세 권한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초당적으로 발의했다.

3일(현지시간) 더힐과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연방 상원 재무위원회 소속 척 그래슬리(공화·아이오와) 의원과 마리아 캔트웰(민주·워싱턴) 의원은 대통령이 의회의 명시적 동의 없이 관세를 시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2025 무역검토법)을 발의했다. 캔트웰 의원은 “무역전쟁은 파괴적일 수 있기에 건국의 아버지들은 의회에 전쟁과 무역에 대한 분명한 헌법적 권한을 부여했다”며 “이 법안은 규칙에 기반한 무역정책이 투명하고, 일관되며, 미국 대중에게 이익이 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의회의 역할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2025 무역검토법은 대통령이 새로운 관세를 도입하거나 관세율을 높일 때 48시간 내에 의회에 통보해야 하며, 의원들에게 이유와 미국 업계 및 소비자들에 미칠 영향을 설명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의회가 60일 이내에 신규 관세를 승인하는 공동 결의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해당 관세는 자동으로 효력이 중단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의회가 관세에 반대하는 결의를 채택하면 관세 부과를 종료하는 내용도 명시됐다. 미 매체들은 양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인 데다, 특히 공화당 하원 의원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김이 강력하기 때문에 가결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공화당 내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법안 처리 과정이 주목된다. 정통 보수파인 랜드 폴(켄터키) 의원을 비롯해 일부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