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4일에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에 대한 각별한 우의를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의 국빈 방한 이틀째인 이날 오후 시 주석과 함께 한·중 경제통상협력포럼에 참석한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낮 시 주석 부부를 서울 성북구 성북동의 전통 한옥 가구박물관으로 초청해 ‘특별오찬’을 베푼다. 특별오찬까지 준비한 것은 지난해 박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시 주석이 국빈 만찬과는 별도로 특별오찬을 마련한 것에 대한 화답 차원이다. 이처럼 박 대통령이 특별오찬에 이어 경제통상협력포럼에 동행하는 것은 9년째 각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시 주석에 대한 배려와 예우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편 펑 여사는 이날 시 주석의 서울대 강연 등에 동석하며 ‘내조 외교’에 집중했다. 가수 출신이기도 한 펑 여사는 방한 과정에서 특유의 친밀감을 나타내며 한국 국민에게 친근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펑 여사의 패션은 한국에서도 화제였다. 해외 순방 때마다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관심을 모으는데 이번에는 ‘화이트 패션’을 선택했다. 예로부터 백의(白衣)를 숭상한 한국의 문화를 존중한 옷차림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꽃무늬 자수와 ‘차이나칼라’ 디자인 등 중국 전통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요소를 적절히 활용, 특유의 ‘패션 외교’를 펼치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자국 브랜드 ‘익셉션(EXCEPTION)’의 트렌치코트를 입어 전략적으로 경제적 효과에 집중한 것과는 약간 다른 행보다.

앞서 3일 펑 여사는 성남 공항에서는 옥색 블라우스에 검정 치마를 입고, 그 위에 흰색 볼레로(허리 위로 올라가는 여성용 상의)를 걸쳤다. 차분하면서도 화사한 옷차림이다. 흰색 볼레로는 통이 점점 좁아지는 소매 모양을 하고 있는데, 손목 부분에 꽃무늬 수가 놓여있어 고풍스럽다.

펑 여사는 이날 오후엔 흰색 원피스로 보다 뚜렷하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조윤선 정무수석, 나선화 문화재청장과 함께 창덕궁을 방문한 그는 무릎을 살짝 덮는 길이의 흰색 원피스를 입고, 가슴에 짙은 녹색 코르사주(꽃장식 브로치)를 달았다. 브로치는 박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자주 사용하는 패션소품.

패션컨설팅회사 APR에이전시의 박가영 과장은 “녹색은 시각적으로도 편안한 색상으로서 화합, 즉 우호적인 양국관계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로 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과장은 “원피스의 옷깃은 차이나칼라를 약간 변형한 형태로, 자국 문화·패션에 대한 자부심도 함께 엿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