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2일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의 1단 추진체와 페어링(위성 덮개) 잔해에 대한 수거 여부와 소유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켓 전체 추진력의 70%를 담당하는 미사일 1단 추진체는 엔진 설계기술과 연료공급장치 형태 등 북한의 미사일 기술 수준을 밝혀줄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 군이 1단 추진체의 잔해 수거는 가능하지만 소유권은 북한에 있어 반환을 요구할 경우 비용 청구 등을 요구할 수 있을 뿐 결국 반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단 우세하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추진체 잔해를 수거한다 하더라도 외부에 공표하지 않은 채 북한의 발사체 기술 수준과 정보 등 과학적 내용을 최대한 많이 축적하는 데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13일 “길이 12m가량인 북한 미사일의 1단 추진체와 페어링이 4조각으로 분리돼 떨어졌으며 우리 군의 이지스함이 낙하지점을 정확하게 포착했다”며 “떨어진 추진체가 표면장력에 의해 어느 정도 파손됐는지 여부에 따라 수거작업 방법이 달라지지만 수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4월 발사 때도 수거작업에 나선 지 1주일도 되지 않아 작전을 종료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는 4월보다 기상이 좋지 않지만 잔해 규모가 커서 수거 가능성은 4월보다 훨씬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가용 전력을 총동원해 각각 서해 변산반도와 제주 서쪽 해상에 떨어진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1단 추진체와 페어링 수거 작전에 돌입했다.

군 당국은 그러나 잔해를 수거하더라도 북한이 인양한 잔해물에 대해 소유권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어 외부 공개는 않을 방침이다. 이석우(법학) 인하대 교수는 “로켓 잔해와 관련, 우리 군이 인양할 권리는 있지만 소유권은 북한에 있다”며 “북한이 잔해를 돌려달라고 하면 우리가 인양 비용 등을 청구할 수는 있지만 결국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므로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도 “발사 자체가 안보리 결의 위배는 맞지만 발사체에 대한 권리의무 관계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며 “불법적으로 발생한 행위자체(발사)를 비난할 수는 있지만 발사체 자체의 권리의무 관계는 달라 수거 비용 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강우 기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