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3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명백한 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정부는 미국·일본과 함께 안보리에서 강도 높은 금융제재를 포함해 대북제재 ‘범위 확대’를 담은 추가적인 대북제재 결의안(resolution)을 강력히 추진하기로 했다.

안보리 순번제 의장인 무함마드 룰리치키 유엔 주재 모로코 대사는 이날 새벽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보리 회의가 끝난 뒤 발표한 의장 언론성명을 통해 “안보리 회원국들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안 1718호와 1874호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한다”고 밝혔다.

룰리치키 의장은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 뒤 “적절한 조치를 위해 계속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엔 안보리 15개 이사국들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결의안 위반이라는 점에 대해 모두 합의함에 따라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를 내놓기 위한 안보리의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특히 안보리 조치의 핵심 변수인 중국이 북한에 유감을 표시하고 결의안 위반이라는 점에 동의했다는 점에서 향후 중국의 제재 동참 여부가 주목된다. 안보리는 한두 차례 더 전체회의를 거친 뒤 다음주 초·중반(18∼19일쯤) 결과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지난 4월 13일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유엔 안보리 조치가 중국이 강력한 대북제재에 반대하면서 제재대상 기업 3곳을 추가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는 점에서 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새로운 대북결의안 추진 방침을 재확인한 뒤 “이번에는 제재대상 범위를 결의안에 담아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북한이 국제사회가 경고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한 걸음 다가갈수록 북한이 종말을 고하는 시점에는 두세 걸음을 바짝 다가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할 만큼 고강도 제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유엔 대표부 당국자도 “안보리에서 결의안을 추진키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이번 미사일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을 포함해 본토를 사정권에 두고 있는 데다 발사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우리보다 미국이 더욱 격앙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상협 기자 jupiter@munhwa.com,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