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발사에 성공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은하 3호’)의 실제 사거리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우리 군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이 발사에 성공할 경우 사거리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까지 도달할 수 있는 1만㎞ 내외로 추정하고 있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미사일 발사 분석을 통해 1만3000㎞까지 날아갈 수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미사일 발사 사거리가 3000㎞ 더 늘어나면 LA를 넘어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까지 타격할 수 있게 돼 그 무게감이 확연히 달라진다.

지난 2009년 4월 북한이 발사했던 장거리 미사일의 추정 사거리는 6700㎞였다. 당시 북한은 노동-A 엔진 4개를 묶어 추진체로 사용했으며, 112초의 연소시간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3년 후인 지난 4월 북한은 지금과 같은 노동-B(무수단) 엔진 4개를 묶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추정 연소시간은 130초, 사거리는 1만㎞였다. 이에 군 당국은 이번 장거리 미사일 또한 사거리가 1만㎞일 것으로 예상했고,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12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해 “(북한이) 오늘 발사한 것은 사거리가 1만㎞로 보이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틀림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 미사일 전문가는 “은하 3호의 1단 추진체 연소시간은 156초로 4월 발사 때 130초보다 26초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사거리도 1만㎞ 이상에서 1만3000㎞ 이상으로 확대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소시간이 30초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사거리 또한 3000㎞ 증가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은하 3호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개발한다면 사거리 1만㎞일 경우 알래스카와 LA를 포함하는 미국 본토 서부지역까지 공격할 수 있지만 사거리 1만3000㎞라면 워싱턴을 포함한 미국 본토 전역을 직접 사정권 안에 둘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큰 차이 같아 보이지 않는 3000㎞의 향방에 따라 미국과 국제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권용수 국방대 교수는 “연소시간이 길어졌다고 해서 사거리가 꼭 길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발사체의 무게와 궤적을 좀 더 면밀하게 분석해 봐야 정확한 사거리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