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실험의 성공에 고무돼 제3차 핵실험까지 강행할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2013년 초 북한이 전격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3일 “북한은 언제든 핵실험 도발을 감행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 상황”이라며 “미사일 실험 후 수개월 내에 핵실험을 해왔다는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에도 내친 김에 3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제사회의 제재 분위기, 북한의 핵 개발 능력 등 정치적·기술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김정은이 결단을 내릴 사안”이라고 전망했다. 김관진 국방부장관도 전날 국회 답변을 통해 “3차 핵실험 준비가 상당 부분 진척된 상태”라고 밝혔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정치적 결단만 내려지면 단기간에 핵실험 준비가 완료된다는 의미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북한은 핵실험 성공을 위한 자료를 축적해왔다.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핵개발은 이후 100여 차례의 고폭실험이 진행됐다.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현재 40㎏ 정도 확보했고, 최대 6∼7기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최근에는 평양에 연간 40㎏을 생산할 수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플루토늄으로 핵무기를 만드는 데는 6∼7㎏ 정도가, 우라늄으로는 20㎏ 정도가 필요하다. 핵실험 위력도 증대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2006년에는 1kt, 2009년에는 6kt 실험을 한 데 이어 3차 핵실험의 경우 15kt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플루토늄은 얻기도 쉽고 소형화가 쉽지만 핵무기화하는 데 기폭장치 개발이 어렵고, 우라늄 원료는 얻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상대적으로 단순한 기폭장치로도 폭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우라늄 실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핵실험 징후와 규모는 국가지진센터에서 지진파 측정으로 판단한다.

핵실험의 성공여부는 대기 중 방출된 크세논(Xe-135)·크립톤(Kr-85)·세슘(Cs-137) 등의 방사능 물질을 채집해 파악한다. 대기 중 방사능 물질은 미국 대기관측용 정찰기인 WC-135기가 상공을 비행하며 채집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플루토늄 핵실험은 우라늄 핵실험에 비해 크세논의 비율이 훨씬 높게 나타난다.

김상협 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