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놓고 정치권에서 ‘안보위기론’과 ‘안보무능론’이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각 선거대책위원회는 13일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놓고 ‘북풍(北風)’이 박빙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설전을 이어갔다. 통합진보당은 북한에 대한 한마디 규탄도 없이 ‘대화’ 타령만 해 빈축을 사고 있다.

박 후보는 12일 울산 유세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대한민국에 대한 도발일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결의도 정면으로 위반한 세계에 대한 도발”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같은 날 충북 청주 유세에서 “20층 높이 로켓이 분리됐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며 “새누리당 정부의 안보무능 현 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두 후보는 13일 유세에도 각각 안보위기론과 안보무능론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차원의 지원도 이어졌다. 박 후보 선대위 정옥임 대변인은 1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집안에 도둑이 들어오면 어떻게 잡을 것인지 고민하기 전에 왜 가장이 제대로 역할 못했느냐고 하는 게 안보무능론”이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안보 문제인데 이걸 국내 정치에 활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반면 이날 민주당 선대본부장회의에서 정세균 상임고문은 “새누리당 안보 능력은 역대 정권 최악”, 이인영 상임선대본부장은 “12일은 하늘도 구멍, 이명박 정권 안보에도 구멍, 국민 가슴에도 구멍이 난 날”이라며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을 몰아붙였다.

이 와중에 이정희 진보당 후보측 김미희 대변인은 “관련국들은 과거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조속히 대화채널을 가동해 한반도와 주변 정세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기를 기대한다”고만 밝혔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