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A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수전 라이스 미국 유엔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를 어떻게 표현하든 간에 안보리 결의안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며 국제적 의무를 무시하고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추구하겠다는 의미”라고 비난했다. 라이스 대사는 “안보리 회원국들은 북한에 유엔 결의안 위반이란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약 2시간에 걸친 비공개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 일본을 비롯해 기타 국제사회와 협력해 적절한 대응책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12일 안보리 회의에서는 제라르 아로 프랑스 대사, 마크 라이얼 그랜트 영국 대사, 페터 비티그 독일 대사가 북한의 이번 도발에 대해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안보리 12월 순번제 의장인 무함마드 룰리치키(사진) 유엔 주재 모로코 대사 역시 회의가 끝난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와 1874호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면서 안보리 회원국들이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소식통들은 안보리가 앞으로 한두 차례 더 전체회의를 거친 뒤 다음주 초 또는 중반쯤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12일 회의에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리바오둥(李保東) 대사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AP통신은 리 대사가 회의장을 나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고 전했다. 김숙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대사는 이날 한국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자체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우려를 우선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지난 4월의 의장성명보다 안보리 조치의 수위가 높아질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미국이 주도적으로 안보리 이사국들과 협의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목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12일 안보리 의장성명이 지난 4월의 ‘개탄(deplore)’이란 단어 대신 ‘규탄(condemn)’을 사용하고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