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12·12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북한 고립화 작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부는 1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고강도 조치를 담은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안 추진을 목표로 설정했다. 무엇보다 국제사회 차원의 대북제재 조치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중국의 동참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별도로 중국 설득작업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역시 이번에도 최대 관건은 중국이고, 중국이 키를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 ‘4·13 미사일 도발’ 당시에도 유엔 안보리 차원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 방안이 추진됐으나 중국의 반대로 용두사미로 그쳤던 전례가 있다. 중국은 북한의 경제가 심대한 타격을 입을 정도로 고강도 제재작전을 펼 경우 중국의 최대 관심인 동북아 안정과 중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해 반대해왔다. 정부는 중국의 태도가 이번에는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당시 중국이 북한에 벌을 주는 데 미온적이었던 게 북한에 잘못된 판단의 근거를 제공했다는 점을 설득할 방침이다. 외교당국 고위관계자는 “중국이 북한을 두둔하는 인식을 준 게 북한으로 하여금 ‘이 정도 벌을 받는다면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하게 만든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설득 논리는 이 같은 연장선상에서 “이번에도 북한의 도발에 상응하는 제재를 취하지 않을 경우 북한은 한 발 나아가 제3차 핵실험을 감행해도 버틸 만하다는 오판의 기회를 추가로 제공하는 꼴이 된다”는 점에 맞춰져 있다. 이규형 주중 대사가 12일 밤 10시쯤 이례적으로 늦은 시간대에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나 중국의 적극 동참을 주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 대사는 베이징(北京) 시내 외교부 청사를 방문, 우 대표와 1시간가량 면담했다. 이 대사는 북한의 실용위성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가장 수법’이라는 점을 설득하고 한반도는 물론, 중국의 안전과 동북아 평화도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날 면담을 통해 유엔 안보리에서의 향후 논의와 관련해 한·미·일이 가장 강력한 의결 형태인 결의안 채택을 희망한다는 의지도 전달하고 그와 관련해 중국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리 결의는 신규 제재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기존 제재의 강도를 높일 수 있고 유엔 회원국에 결의 이행을 강제할 수 있다. 의장 성명이나 의장 언론성명보다 훨씬 강력하다. 결의는 안보리가 채택할 수 있는 세 가지 결정 가운데 가장 강력한 의결 형태로 5개 상임이사국(P-5)의 반대 없이 최소 9개국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2006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1차 핵실험 때에는 각각 대북 결의 1695호와 1718호가, 2009년 2차 핵실험 때에는 기존 결의를 대폭 강화한 결의 1874호가 채택됐다.

정부는 특히 이번 안보리 결의에는 제재대상 추가 정도로는 미약하다는 판단에 따라 추가로 대북제재의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또 “최우선적으로는 유엔 안보리를 통한 제재 수위를 높이는 한편으로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호주 등과 함께 양자차원에서 진행할 수 있는 여러 카드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협 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