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 종로 선거구에 출마한 홍사덕 새누리당 후보가 28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로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왼쪽) 서울 종로 선거구의 정세균 민주통합당 후보가 28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유권자들에게 명함을 나눠주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오른쪽) 김동훈기자 dhk@munhwa.com

서울 종로는 국회부의장을 역임한 6선의 홍사덕 새누리당 후보와 당 대표를 지낸 4선의 정세균 민주통합당(민주당) 후보가 맞붙으면서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위상을 회복한 곳이다.

‘4·11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홍 후보는 대구에서, 정 후보는 전북에서 각각 종로로 지역구를 옮긴 공통점도 갖고 있다. 두 후보는 ‘직공직답’에 응하면서 점잖은 대결을 약속했지만 막상 꺼내든 질문카드에는 송곳과 함정이 곳곳에 숨겨져 있었다. ‘신사’로 통하는 두 후보는 거물 정치인답게 4·11 총선을 관통하는 핵심이슈를 놓고 공방을 주고받는 내공을 선보였다.

◆ 이명박·박근혜와 노무현·한명숙의 대리전 = 두 후보는 먼저 ‘과거’를 연결지어 ‘현재’를 비판하는 질문을 주고받았다. 홍 후보는 “한명숙 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은 공천 과정에서 김대중(DJ)계 인사들을 철저히 솎아내 정통민주당의 탄생을 자초했다”며 “사람들은 DJ와의 결별로 이해하고 있다”고 선공을 날렸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고 ‘서민경제, 민주주의, 남북평화’라는 DJ의 가치를 계승하고 있다”면서 “(홍 후보는) 마치 고인(DJ)을 위하는 척 하면서 민주당원의 자중지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역공을 취했다.

홍 후보는 이어 “제주 해군기지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민주당이 거부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전을 거부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고, 정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을 탄핵하고 사지로 몰아간 새누리당이 ‘노무현 비전’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며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했던 것과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제주 해군기지·한미 FTA는 이름만 같고 내용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정 후보는 “이명박 정권이 대표적으로 잘못한 정책 3가지를 꼽아달라”고 물은 뒤 “(홍 후보는)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은 정권심판론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데 이는 박 위원장을 제외한 이 대통령과 친이(친이명박)계는 정권심판론 대상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홍 후보는 이명박 정권의 대표적 실정 사례로 “북한의 기아 문제를 간과한 점, 우량 대기업 노조가 정규직 노조원을 위해 비정규직을 수탈하는 관행을 수수방관한 점, 고위직 인사의 편향성”을 꼽았다. 이어 “정권심판론은 이명박·박근혜의 연좌를 기대하고 만든 슬로건이다. 주입식 선전과 해설로 대의명분이 생긴 적은 없다”고 반격했다.

◆ 복지 포퓰리즘과 언론사 파업 논쟁 = 홍 후보는 “민주당은 복지예산을 5년간 165조원 추가지출한다고 했지만, 이럴 경우 한국이 제2의 그리스가 될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고, 정 후보는 “충분한 공론화 과정과 면밀한 계산을 거친 공약”이라고 일축했다.

언론사 공동파업에 대한 질문에 대해 홍 후보는 “국민적 호응과 공감이 왜 없는지 파업 지도부가 허심탄회한 토론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선거엔 손해가 많을 답변이지만 언론계 출신으로서 거짓을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김만용기자 mykim@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