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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국회의원 총선거’에 20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등록함에 따라 투표용지가 사상 최장 길이인 31.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이 용지를 인식할 수 있는 자동 개표기가 부족, 수작업으로 개표를 해야 돼 개표 업무에도 비상이 걸렸다.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19대 총선에 사용되는 비례대표 정당 투표용지가 31.2㎝로 지난 2008년 18대 총선의 15개 정당 비례대표 정당 투표용지 길이 23.2㎝보다 8㎝나 더 길었다. 일반 투표용지보다도 최소 11.7㎝나 더 길다. 10명의 후보자가 출마해 전국에서 경쟁률이 가장 높은 서울 종로의 경우 일반 지역구 후보 투표용지 길이가 19.5㎝였다.

투표용지가 길어 유권자들의 혼란도 예상된다. 정당 수가 많은 데다, 정당 통합이나 당명 개정으로 생긴 낯선 정당 이름이 많아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투표시간도 길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선관위도 비례대표 정당 투·개표에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31.2㎝나 되는 투표용지를 개표할 수 있는 신형 개표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선관위가 현재 보유 중인 개표기는 모두 1861대인데 이중 신형 개표기는 484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구형이다. 구형 개표기는 길이 31.2㎝나 되는 투표용지를 인식할 수 없어 일일이 수작업으로 개표를 해야 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난 2000년 ‘6·2 지방선거’때 8개 선거가 동시에 이뤄져 개표업무를 원활히 하기 위해 신형 개표기를 도입, 교체에 들어갔는데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개표기를 모두 교체할 수 없었다”며 “수작업으로 개표할 경우 시간도 더 걸리고 개표인력도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