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썰렁한 투표소 28일 오전 사상 첫 재외국민 투표가 실시된 중국 베이징 한국대사관 투표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 = 박선호특파원 shpark@munhwa.com

28일 오전 8시(한국시간 오전 9시) 중국 베이징(北京)에서는 사상 첫 재외국민 투표가 여야 정치권을 비롯해 국내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실시됐다.

이날 투표는 투표소가 교민들이 주로 사는 지역과 좀 떨어진 베이징 자오양(朝陽)구 둥방둥(東方東) 주중 한국대사관에 마련돼 얼마나 많은 교민들이 투표할지가 관심사였다.

이날 오전 7시부터 일찌감치 투표장을 점검하며 준비에 나선 투표 진행요원들은 투표장이 한산하자 표정이 굳었으나 간간이 유권자들이 등장하자 이내 표정이 밝아졌다.

“국민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서둘렀습니다.” 이날 오전 8시17분 베이징 한국대사관 경제동 1층 회의실에 마련된 투표소에 첫 일반인 투표자가 들어서자 투표 진행요원들의 얼굴에 희색이 돌았다. 본인을 사업가라고만 밝힌 40대 후반의 남자는 “투표소가 대사관인지 영사관인지 몰라 잠시 혼동이 있었지만 일찍 서둘러 찾아 큰 탈없이 투표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는 4월2일까지 실시되는 베이징의 투표는 유권자가 총 6330명. 첫 투표자의 지적처럼 투표소가 설치된 베이징 주중 한국대사관은 교민들이 많이 몰려 사는 왕징(望京) 지역과 떨어져 있어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때문인지 실제 선거인 등록 비율도 6.56%에 불과한 저조한 수치였다. 그러나 한산한 가운데 투표소를 찾는 교민들의 발길은 꾸준히 이어지는 분위기다. 오전 10시30분 현재 투표자수는 34명이며 약 절반이 일반 교민이다.

이날 투표 준비는 오전 7시40분쯤 본격 시작됐다. 투표 위원 5명과 투표 진행기록 요원 2명 등 23명 진행요원들은 공정선거 실시 선서를 시작으로 투표소와 각종 장비를 최종 점검했다. 사상 처음으로 실시하는 재외국민 투표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투표 진행요원들은 투표함의 밀봉을 점검하고 개인 투표용지 발급기 등의 작동을 확인하는 등 긴장 속에 움직였다. 이어 이날 오전 8시 안정수 베이징 대사관 투표소 책임위원은 “지금부터 투표를 개시하겠습니다”며 투표 시작을 알렸다. 그는 베이징 현지에서 유치원을 경영하는 사업가다. 안 책임위원이 이날 첫 투표자가 됐다.

안 책임위원은 “베이징의 대사관 한 곳에 투표소가 마련됐는데, 교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왕징 지역에서 떨어져 있어 걱정이 된다”며 “가능한 한 많은 교민들이 처음으로 주어진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기회를 놓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중국에선 베이징 대사관 투표소와 홍콩 총영사관을 비롯해 총 9곳의 투표소에서 일제히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됐다. 현재 미국의 선거인 신청 비율은 2.66%, 일본 4.02%, 중국은 8.10%를 기록하고 있다.베이징 = 박선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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