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가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실시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단일후보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가 범야권 단일후보 박원순 무소속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은 박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 TV토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조사 결과 선거운동이 진행되면서 박 후보는 나 후보에 비해 이미지가 더 안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주일 전에 비해 박원순 후보에 대한 느낌이나 인상은 어떻게 변하였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0.8%는 ‘더 나빠졌다’고 답변했다. ‘더 좋아졌다’는 11.1%, ‘변함없다’는 60.1%였다.

반면 나 후보의 경우 같은 질문에 ‘더 좋아졌다’ 19.3%, ‘더 나빠졌다’ 14.0%, ‘변함없다’ 62.4%였다. 이 같은 결과는 선거운동 기간 계속된 박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 후보의 이미지가 나빠졌다는 응답은 40대 24.0%, 50대 25.6%, 60세 이상 35.1%로 40대 이상에서 평균보다 높았고 대학 재학 이상에서 21.9%가 이미지가 더 나빠졌다고 평가했다. 나 후보의 경우 30대의 23.1%가 이미지가 더 나빠졌다고 답변한 것이 눈에 띄었다.

박 후보가 시민운동을 하면서 대기업 등으로부터 기부 및 협찬을 받은 것에 대해서는 ‘정도가 지나쳤다’는 답변이 47.6%로 ‘가능한 일’이라는 답변 38.5%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나 후보 지지층에서는 63.1%가 ‘정도가 지나쳤다’고 답한 데 비해 박 후보 지지층에서는 64.8%가 ‘가능한 일’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나 후보 측의 박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에 대해서는 ‘네거티브 전략’, ‘검증과정’이라는 평가가 각각 45.4%와 43.4%로 엇비슷했다. 40대 이하에서는 절반 이상 ‘네거티브’라고 의견을 표명한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검증과정’이라는 답변이 55% 이상 나왔다.

TV토론 결과에 대해서 나 후보가 박 후보보다 후한 평가를 받은 것도 지지율 추이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TV토론을 시청한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누가 더 잘했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질문을 던진 결과 56.7%의 응답자가 나 후보를, 20.9%는 박 후보를 선택했다. TV토론을 시청했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전체의 51.3%였다.

현재 두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하고 있는 지지세력의 영향력 차이도 지지율 변화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지원이 어느 쪽 후보에게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를 묻는 질문에 ‘박 전 대표가 지원하는 나 후보’라는 응답이 67.5%로 ‘손 대표가 지원하는 박 후보’라는 응답 17.2%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박 후보에게 후보를 양보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원에 나설 경우 안 원장이 지원하는 박 후보가 더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응답이 53.3%로, 박 전 대표가 지원하는 나 후보가 더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응답 31.7%보다 높게 나타났다.

김병채·김하나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