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 결과가 유선전화만으로 조사하느냐 휴대전화 조사를 포함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휴대전화 조사는 원칙적으로 불법”이라며 “보다 정확한 조사를 위해선 여론조사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제도적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선전화 조사의 경우 한겨레신문-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15일)에서 나 후보가 51.3%, 박 후보가 45.8%로 나온 데 이어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조사(15일) 나 후보 38.4%, 박 후보 39.2% ▲동아일보 - 코리아리서치 조사(16 ~ 17일) 나 후보 42.4%, 박 후보 41.1% ▲중앙일보 조사(17 ~ 18일) 나 후보 45.9%, 박 후보 42.3% ▲국민일보 - GH코리아 조사(18일) 나 후보 42.2%, 박 후보 39.3% 등으로 나왔다. 19일 문화일보 - 디오피니언 조사에선 나 후보 47.7%, 박 후보 37.6%로 나왔다. 6개 조사 중 5개에서 나 후보가 앞섰다. 반면 유·무선전화 혼합 조사는 ▲KBS·MBC·SBS 공동조사(16 ~ 17일) 나 후보 38.2%, 박 후보 40.5% ▲YTN - 한국리서치 조사(17 ~ 18일) 나 후보 39.3%, 박 후보 44.3% ▲서울신문-엠브레인 조사(19일) 나 후보 42.9%, 박 후보 47.0% ▲조선일보 - 미디어리서치 조사(19일) 나 후보 41.4%, 박 후보 43.5% 등으로 나왔다. 4개 조사 모두에서 박 후보가 앞섰다.

이처럼 조사방법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춤추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같은 30대라 해도 유선전화를 받는 응답층은 자영업자나 주부 등 보수적인 성향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조사의 객관성과 정확성을 기하기 위한 핵심 조건인 ‘무작위 표본 추출(Random Sampling)’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랜덤 샘플링’에 문제가 있기는 유·무선전화 혼합 조사도 마찬가지다. 안부근 디오피니언 소장은 21일 “사전 동의 없이 휴대전화로 무작위 조사를 벌이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며 “마케팅조사를 위해 구축해놓은 패널들을 상대로 휴대전화 조사를 실시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조건에선 완벽한 ‘랜덤 샘플링’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현재의 유·무선전화 혼합 조사는 유선전화 따로, 휴대전화 따로 인구비례할당을 하지 않고 둘을 합쳐 비례할당을 하고 있다”며 “이럴 경우 유선전화 조사엔 50 ~ 60대가, 휴대전화 조사엔 20 ~ 30대가 집중적으로 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조사의 정확도를 높이려면 휴대전화 가입자 정보를 공개하는 내용의 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이럴 경우 개인 정보공개에 부정적인 국민 정서에 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