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과는 별도로 일가와 측근 등 주요 피의자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장남 대균(44·지명수배) 씨 등 도피 행각을 벌이고 있는 일부를 제외하고, 유 전 회장 일가나 핵심 측근들은 대부분 구속되거나 재판에 넘겨졌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유 전 회장 일가는 상표권 사용료, 고문료, 경영자문료, 컨설팅비, 사진값 등의 명목으로 회사 자금을 빼돌려 계열사에 손실을 끼친 횡령·배임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수법으로 대균 씨는 56억 원, 차남 혁기(42) 씨는 559억 원, 장녀 섬나(48) 씨는 492억 원의 이득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차녀 상나(46) 씨의 경우 경영에는 깊숙이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상금 1억 원이 내걸린 대균 씨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동안 유 전 회장에 대한 수사에 방점을 뒀던 검찰은 앞으로 대균 씨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프랑스 당국에 체포돼 구금돼 있는 섬나 씨는 국내 송환 여부가 결정되는 오는 9월까지 프랑스에서 범죄인 인도 청구 재판을 받는다. 해외로 도주한 혁기 씨와 유 전 회장의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의 행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자녀 외에도 유 전 회장의 형 병일(75) 씨, 아내 권윤자(71) 씨와 동생 병호(62) 씨도 사법처리됐다.

계열사 대표들이 줄줄이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고, 유 전 회장과 대균 씨의 도피를 도운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에 대한 수사가 남아 있다. 일명 ‘김엄마’로 불리는 김명숙(59) 씨와 ‘신엄마’의 딸 박수경(34) 씨, 유 전 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56) 씨 등이 지명수배된 상태다. 대균 씨가 검거되지 않을 경우 범인 은닉·도피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르는 피의자들은 늘어날 수 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