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신원 확인에 사용된 DNA 검사는 개인 간 유전자형의 차이를 통해 신원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모든 사람들이 각기 다른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어 DNA 검사상 오차가 발생할 확률은 0.1% 미만에 그칠 정도로 정확성이 높다.

DNA에는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가 특정 염기서열 배열 형태로 저장되는데, 이 서열 방식은 모든 사람들에게서 제각각 다르다. DNA 검사는 사람의 DNA 중 다형성이 매우 심한 초변이성 일부만을 추출한 뒤 DNA 증폭기술을 이용해 해당 유전자의 특성을 확인한다. 사람마다 DNA가 다른 만큼 DNA 검사는 당사자 본인의 신원 확인은 물론 유전자형이 비슷한 친자, 형제 등의 가족 확인도 가능하다.

사람은 누구나 부와 모에게서 염색체를 물려받아 두 세트의 염색체를 가진다. 친자 확인이나 형제자매 확인 검사의 경우 두 사람에게서 채취한 세포를 통해 약 13개에서 21개의 유전자를 조사해 이들의 일치 확률을 점검한다.

유 전 회장과 친형 병일 씨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같은 유전자형을 서로 보유하고 있어 DNA 검사를 통한 확인이 가능하다. DNA 검사는 몇 가지 DNA를 검사하느냐에 따라 확률이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정확도는 99.9% 이상이다. 친자 확인의 경우 최소 8개 이상의 유전자형을 비교하는 만큼 오차 가능성은 극히 적다.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에서 수습된 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도 DNA 검사 방법이 사용됐다. 부모의 DNA를 미리 등록했다가, 희생자가 수습되면 신체조직에서 DNA를 추출한 뒤 증폭기술을 이용해 일치 여부를 확인했다.

DNA 검사 기간은 분석장비를 갖춘 실험실에서 보통 1∼2일 정도면 완료된다. DNA를 추출해 증폭하는 과정 등에 일정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DNA가 채취돼 등록된 상태라면 DNA를 대조하고 분석하는 과정만 진행하면 돼 몇 시간 정도면 끝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