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법정 들어서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0일 성추문 입막음 의혹 재판이 진행 중인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재판정에 들어서고 있다. AFP 연합뉴스

■ 트럼프, 또 방위비 압박

한국, 바이든 정부와 협상 끝내도
트럼프 재집권 땐 번복 가능성
주한미군 철수도 현실화 우려

외교부 “동맹 변화 없다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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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 인터뷰에서 언급한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 발언은 트럼프 집권 2기가 들어설 경우 한국에 막대한 방위비 분담금을 내도록 압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이 지난달 23∼25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1차 협상 직후 나오면서 오는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SMA 협상 결과가 뒤집히는 것은 물론 주한미군의 한반도 철수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타임지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철수 질문에 “한국이 우리를 제대로 대우해주길 바란다”며 “한국은 4만 명(실제 2만8500명)의 군대가 주둔하는 것에 사실상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협상을 했다”고 말했다. ‘미국 우선주의’ 기조 아래 안보 무임승차를 거부하며 동맹을 거래 상대로 여겨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관된 입장에 따른 발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한국에 ‘이제는 한국이 나서 비용을 지불해야 할 때’라고 말했었다”며 “그들은 매우 부유한 나라가 됐는데도 우리는 사실상 그들의 군대 대부분을 무상으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또 “그들은 수십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동의했는데 아마 내가 떠난 지금은 거의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게 되면 분담금 인상과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임기 때인 2019년 한국 주둔 비용으로 50억 달러(약 6조9000억 원)를 받지 못하면 미군을 철수시키라고 언급했고, 미 국방부가 실제로 백악관에 주한미군 감축 옵션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한·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위비 인상 압박에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다가 조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 뒤 협상을 타결했다.

현재 진행 중인 제12차 SMA 협상의 경우 올해 안에 타결되더라도 내년 1월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할 경우 모두 뒤집힐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미 대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한·미 동맹에는 큰 변화가 없을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