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尹 즉각 체포”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만료일인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진보 성향 시민들이 ‘대통령 즉각 체포’를 외치며 탄핵 찬성 집회를 열고 있다. 박윤슬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尹 절대 수호”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석열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보수 성향 시민들이 ‘대통령 수호’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자’ 등을 외치며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박윤슬 기자

■ 또…논란의 중심 된 경호처

尹정부 경호처 예산 43%나 늘어
민주 “경호처 해체·타기관 이관”
경호처는 “사법 책임 감수할 것”

文, 경찰청 산하 기관 이전 공약
집권 이후엔 차관급 하향 조정만

‘대통령의 절대 안전’을 유일한 존재 이유로 삼는 대통령 경호처에 대한 존폐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 권한이 비대해짐에 따라 경호처 권한도 덩달아 커지고 있어 경호처의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정치권 및 법조계에 따르면, 경호처는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섰다. 이는 ‘국가원수만을 위한 조직’이라는 경호처의 업무 특수성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경호처를 해체하고 다른 나라들처럼 (대통령) 경호 업무를 타 기관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은 “경호처가 (체포영장 집행에) 응한다는 것은 대통령 경호를 포기하는 것이자 직무유기”라며 “사법적 책임을 감수하겠다”고 반박했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경호처의 제1 경호 대상은 현재도 윤 대통령”이라고 확인했다.

정치권에서는 경호처가 군부독재 잔재에 따라 권력기관의 친위 부대로 활용될 수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은 박근혜 청와대 경호실이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출입을 방조했다는 이유로 경호실을 해체하고 경찰청 산하 대통령경호국에 두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집권 후 장관급이던 경호실을 차관급 경호처로 하향 조정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정치권 관계자는 “막상 대통령이 되면 충성심 있는 경호처를 외면하기 어렵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통령 최측근 인사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초대 경호처장을 맡는 등 경호실의 덩치와 위세가 더 커졌다. 지난해 2월 대전 카이스트 학위 수여 행사에서 발생한 ‘입틀막’ 사건도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나왔다는 지적이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경호처의 올해 예산은 2022년에 비해 421억 원(43.4%) 늘어난 1391억 원에 달한다.

다만 극단화하는 정치 환경 속, 대통령에 대한 테러 대응을 위해 경호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지난 2022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피격 사건,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등 전현직 국가원수에 대한 테러가 빈번한 상황에서 밀착 경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국가원수 등에 대한 경호는 곧 국력”이라는 논리로 경호실 역할을 어느 정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많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