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尹체포’떠넘긴 공수처장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만료일인 6일 오전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경기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 공수처, 경찰에 尹체포 일임

법원에 체포영장시한 연장 요청
체포 이후엔 尹조사 주도 주장

警 “사건 재이첩” 공수처에 요구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한인 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법원에 영장 시한 연장을 요청하는 동시에 집행 관련 업무를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넘기기로 했다. 공수처가 대통령 경호처가 관저 접근을 가로막으면서 사실상 집행이 어려운 윤 대통령 체포를 경찰에 떠넘긴 셈이다. 사실상 체포는 경찰, 수사는 공수처가 나눠맡는 구조도 이상하지만,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의 수사에 대해 불법·무효라고 윤 대통령 측이 강력 반발하면서 윤 대통령 수사·체포를 놓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공수처는 경찰과 사전협의 없이 영장 집행을 일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이날 “전날(5일) 밤 국가수사본부에 피의자 윤석열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일임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재승 공수처 차장은 브리핑에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경호처의 체포영장 집행 협조를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향후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영장 집행 전문성과 현장지휘체계 통일성 등을 고려할 때 경찰 국수본에 집행을 일임해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절차 진행을 도모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다만 공수처는 윤 대통령 체포 시 조사는 공수처가 계속 주도한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는 지난 3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지만 경호처와 대치 끝에 결국 실패했다. 공수처는 6일 자정까지인 체포영장 시한에 대해 이날 중 연장신청을 한다는 방침이다.

윤건영 의원 등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수본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찰은 공수처의 영장 집행 의지가 사실상 없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국수본은 공수처가 보낸 체포영장 집행 지휘 공문에 법적 결함이 있어 따르기 힘들고, 공조수사본부 틀 내에서 영장이 집행돼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공수처가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것 같으면 재이첩을 받아 철저히 수사하겠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윤갑근 변호사는 “(공수처의) 수사 지휘권이 없는데 어떻게 영장 집행을 (경찰에) 이첩하느냐”며 강력 반발했다. 윤 대통령 측은 수사 초기부터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가 불법이라며 불응해왔다.

이현웅·이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