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실탄 5만7000여발 동원”
尹측 “軍사령관들 거짓 진술”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을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재판에 넘기면서 공소장을 통해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또 비상계엄 당시 체포조를 구성하고 실탄을 챙기는 등의 상황을 재구성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에 제출된 김 전 장관의 공소장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하는 단어가 총 141차례 언급됐다. 김 전 장관을 가리키는 ‘피고인’ 등은 124번 등장해 윤 대통령보다 언급 횟수가 적었다. 검찰이 사건의 정점을 윤 대통령으로 두고 있다는 점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이 이뤄진 오전 1시 3분에 즉각 계엄을 해제하지 않고 3시간 13분 뒤인 오전 4시 26분쯤 비상계엄 해제를 발표했다. 이 사이 윤 대통령은 1시 16분부터 합동참모본부 지하에서 김 전 장관,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 등과 관련 논의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오전 2시 13분쯤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병력을 재차 투입할 수 있는지 물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2차 비상계엄’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상계엄 선포 당일 윤 대통령이 직접 내린 지시 내용도 공소장에 담겼다.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달 3일 오후 11시 23분쯤 박 전 총장에게 포고령이 발령됐는지를 물은 뒤 국회의원 체포를 지시했다.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에게는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도 지시했다. 검찰은 계엄 당시 최소 5만7000여 발의 실탄이 동원됐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군사령관들이 거짓 진술을 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공소장은 비상계엄 당시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도 지목했다. 헌법은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려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비상계엄 당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서 강력히 반대했지만 윤 대통령은 선포를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는 김 전 장관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오는 16일 진행한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박 전 총장, 곽 전 사령관, 이 전 사령관은 중앙지역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는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