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중앙지법 아닌 서부지법에 영장 청구
2. 경찰 반발에도 경호처 저항에 물러서
3. 내란죄 수사권 논란에 안이한 대처

오동운 처장이 이끄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지난 3일 체포·수색영장 집행에 실패하는 등 윤석열 대통령 수사에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제대로 된 신병확보 및 수사 전략을 구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수처는 6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일임하고 이날 중 법원에 체포영장 연장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승 공수처 차장은 “1차 체포영장 집행은 공수처 검사, 수사관, 국수본 경찰 등이 합동으로 진행했으나 예기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려 집행에 실패했다”며 “적법하게 법원이 인정해서 발부한 영장에 대해 이렇게까지, 이런 방식으로 집행을 막을 것이라 예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수처의 해명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오동운호’ 공수처의 수사전략 미비가 주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 측과 대통령경호처 측이 언론 등을 통해 공수처 수사에 대해 ‘불법수사’라는 입장을 내비친 만큼 격렬한 저항을 예상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공수처에 따르면 1차 영장 집행 당시 경호처 직원 200여 명이 스크럼을 짜고 공수처 검사 등의 진입을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 측에서는 경호처 간부들을 공무집행방해로 긴급 체포하자는 의견도 제시했으나 공수처 측은 물리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며 반대의견을 냈다. 오 공수처장은 지난 1일 “경호처에 공문을 보내 직권남용과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의율할 수 있음을 엄히 경고했다”며 “반대가 있더라도 적법한 절차를 취할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경호처가 저항하자 그대로 물러선 셈이다.

판사 출신인 오 처장의 수사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오 처장은 수사 초기부터 윤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를 지시하는 등 내란죄 수사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오 처장은 지난달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내란죄에 해당하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수사)하고 신병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며 “아무런 제한 없이 국가를 구한다는 심정으로 열심히 수사하고 있다. 내란죄 해당 범죄자에 대한 엄단을 실현하기 위해 이첩요청건을 행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로부터 윤 대통령 사건 등을 이첩받은 뒤 연이은 소환통보 등의 ‘체포 명분 쌓기’ 전략은 결국 윤 대통령이 ‘버티기’로 응수하면서 1차 영장 집행은 소득 없이 끝났다. 이날 국회에선 여야 모두 “공수처장의 무능을 비판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현웅 기자 leeh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