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여성전략특구는 광주서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권향엽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예비후보 ‘사천’ 논란을 “가짜뉴스”라며 일축했으나 권 후보의 전략공천을 철회하고 ‘컷오프’(공천배제)됐던 서동용 의원과 2인 경선을 붙이기로 하면서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애초 비명(비이재명)계 송갑석 의원 지역구인 광주 서구갑을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해 ‘컷오프’하려 했던 사실도 추가로 드러나면서 ‘원칙 없는 공천’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6일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권 후보에 대한 전략공천을 두고 격론을 벌인 뒤 결론을 내지 못해 오후 5시에 이를 속개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당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 지원 유세 현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에서 부인 김혜경 씨 수행 부실장을 맡았던 권 후보 공천에 대해 “권 후보와 제 아내는 아무 관계가 없다”며 “정부와 여당, 일부 언론이 가짜뉴스를 마구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두 시간 뒤 열린 최고위에서 다수 최고위원들이 “경선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결국 권 후보와 서 의원의 국민경선을 결정하면서 전략공천을 번복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권 후보 ‘사천’ 논란과 관련해 허위사실 기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문화일보 기자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공천 잡음이 경선 결정으로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공천관리위원회가 애초 여성전략특구를 송 의원 지역구로 지정해 컷오프하려 했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래는 광주 서구갑을 여성전략특구로 지정하려 했는데 이 지역에 의지가 있었던 전남대 모 교수가 뜻을 접어서 여성전략특구가 순천·광양·곡성·구례을로 변경된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송 의원이 하위 20%에 들든 말든 상관없이 여기를 여성전략특구로 하려 했다는 말이냐’고 질문하자 “그 부분은 공관위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즉답을 피했다.

공관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순천·광양·곡성·구례을 후보 간 적합도 조사에서 별 차이가 안 나 전략공관위로 넘길 때 경선도 함께 검토해 달라는 부대 의견을 달았다”고 밝혔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