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한 건물에 정당-위성정당 정치권의 22대 총선 준연동형 선거제 적용으로 탄생한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위치한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 6일 오전 ‘비례대표 후보자 공천 접수처’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윤성호 기자

텃밭 서울강남·영남 5곳 대상
심사과정 비공개하고 오디션 도입 무산

울산남갑 3선 이채익 반발·탈당

국민의힘이 4·10 총선을 앞두고 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서울 강남권과 영남권의 일부 지역구인 5곳의 공천을 ‘국민추천 프로젝트’(국민공천)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구체적인 방식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전략공천’과 다를 바 없지 않냐는 우려 섞인 지적이 나온다.

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서울 강남갑·을과 대구 동·군위갑(옛 동갑)과 북갑, 울산 남갑 등 5개 지역구를 대상으로 국민공천을 실시한다. 온라인으로 신청 서류를 받으며, 공천 심사료를 없앤 것이 특징이다. 애초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공개 오디션과 같은 방식을 도입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공천 탈락 시의 부담감 등을 고려했다는 것이 공관위의 설명이다. 결국 공천 신청 문턱만 낮아졌을 뿐, 방식은 기존과 같은 공관위의 밀실 심사라는 점에서 전략공천과 같은 ‘후보 내려 꽂기’가 가능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장동혁 사무총장도 전날 공관위 회의 결과 발표 자리에서 “추천 대상을 국민 전체로 넓혔다는 것, 신인에게 장벽을 훨씬 낮췄다는 것 외에는 우선추천(국민공천)과 다르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공관위는 해당 지역구의 현역 의원도 다시 국민공천으로 신청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공천을 신청한 후보와 현역 의원이 있음에도 재공모를 공표한 자체가 기존 후보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것을 뜻하는 만큼 공식적으로 공천 배제(컷오프) 대상이 되지 않은 의원들에게 거취를 압박하는 모양새가 됐다. 공관위는 지난달 29일 ‘쌍특검법’ 표결을 앞두고 영남권 의원들의 이탈표 방지를 위해 컷오프를 최소화하고 영남권 일부 지역의 발표를 늦춘 바 있다. 그러나 국회 본회의에서 재의결 끝에 부결되며 최종 폐기된 만큼 물갈이를 더 늦출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국민공천 대상 지역구 의원 중 하나인 3선 이채익(울산 남갑) 의원은 즉각 반발하며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저를 버렸다”며 “잠시 떠나더라도 승리해서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류성걸(대구 동갑)·양금희(대구 북갑) 의원은 거취를 아직 정하지 못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