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前 통진의원들 쓰레기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환경미화원들이 이석기 전 의원 등 통합진보당 소속 전 의원들의 사무실 앞에 나와 있는 각종 서류 등 쓰레기들을 치우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법무부, 법 미비점 보완작업‘위헌 정당·단체 TF’ 등 검토
“정부에서 법률안 추진하거나 국회 제출된 입법 지원 가능”

법무부가 향후 해산된 정당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을 법에 명문화하고, 대체정당 설립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법률 보완 작업에 착수했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이후 일각에서 제기되는 입법 미비 논란과 관련, 후속 조치에 돌입한 것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22일 “소급적용은 되지 않겠지만 입법상 미비점으로 인해 제기되는 논란과 관련, 후속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국회에 제출된 입법을 지원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고, 정부에서 법률안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결정 후 통진당 의원 5명은 헌재의 의원직 박탈 조치가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서울행정법원에 의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고, 일각에서는 통진당과 유사한 정당이 만들어져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법무부는 앞으로 정당 해산 사건을 맡았던 ‘위헌 정당·단체 관련 대책 태스크포스(TF)’에 후속 조치 마련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회에는 해산 정당 의원직 상실 명문화와 대체정당 방지를 위한 관련 법률안이 제출돼 있는 상태다.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해산 정당 소속 국회의원과 지방의회 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의 자격을 상실화하는 내용을 담은 정당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의원 등의 자격 상실은 물론 피선거권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직접적으로 대체정당을 방지하는 법안은 마련된 것이 없지만,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의 ‘범죄단체의 해산 등에 관한 법률안’을 보완하면 대체정당 수립을 막을 수 있다는 법조계 의견도 있다. 심 의원 법안에 따르면 국가보안법 등을 위반한 관련 단체를 정부가 해산할 수 있도록 했는데, 여기에 해산된 정당 관련 조항을 넣으면 정부의 상시적인 감시체계가 갖춰진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현재 국회에 제출된 법안을 검토해 의견을 제시하거나, 새로운 법률안을 제출하는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아직 해산 결정이 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구체적인 방향은 논의되지 못했다”며 “법률적 미비점에 대한 보완 필요성은 충분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영수(헌법학)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기회에 정당 해산과 관련한 논란의 여지를 없앨 수 있는 입법이 필요하다”며 “특히 대체정당과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당 등록 단계에서뿐 아니라 등록 이후 단계에서도 정부가 이를 걸러 낼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