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출입통제 22일 오전 서울 동작구 대방동 통합진보당 사무실이 통제된 가운데 당 관계자들이 출입문을 통해 드나들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29일까지 사용내역 조사
아직까지 내역 통보 못받아
회계담당 “잔액 거의 없다”
통진당, 3개 은행 계좌사용
잔액 있을땐 국고 환수조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직후인 지난 19일 당 계좌에 대해 가압류 조치를 취한 데 이어 오는 29일까지 국고보조금 사용 내역을 조목조목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통진당이 사용하고 남은 국고보조금은 국고에 환수조치돼 내년으로 이월된다.

특히 중앙선관위는 올해 통진당 계좌에 국고보조금 잔액이 거의 없다는 정보에 따라 이에 대한 정밀 확인 작업을 벌일 방침이다. 중앙선관위는 통진당이 헌재의 정당 해산 선고에 대비해 미리 잔여 국고금을 빼돌린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되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중앙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인 사용 내역 통보는 받지 못했지만 당의 회계담당자를 통해 국고보조금 잔액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들었다”며 “사용내역 제출 후 실사를 통해 비정상적인 사용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고를 함부로 빼돌린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검찰에 고발하고 수사의뢰하는 문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22일 “통진당은 수입·지출 용도로 3개 은행에서 다수의 계좌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가압류 조치는 끝냈고 29일까지 사용내역을 확인해 잔액은 국고에 귀속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당의 국고보조금은 정치자금법 28조에 따라 당직자 인건비와 정책개발비, 홍보비, 사무용 비품 등으로 사용 내역이 제한돼 있으며 자금 출처를 회계보고 형식으로 중앙선관위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를 통해 통진당에 지급된 국고보조금은 지난 2012년 74억9400만 원이었으며 2013년에는 27억3829만 원, 2014년 60억7657만 원이었다. 2012년과 2014년은 대선과 지방선거 보조금 명목으로 각각 49억3071만 원과 28억195만 원이 추가 지급됐다.

국고보조금 외에도 정당법에 따라 해산된 정당의 잔여 재산은 국고에 귀속된다. 지난 6월 기준으로 통진당은 현금 및 예금으로 18억3600만 원, 비품 2억6300만 원, 채무 7억4600만 원 등 약 13억5000만 원의 재산이 있었다.

통진당은 중앙선관위 규칙 제419호에 따라 당의 등록취소일이나 해산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국고에 귀속시켜야 하는 잔여 재산에 관한 상세 내역을 보고한 뒤 납부해야 한다.

한편 통진당 해산으로 내년부터 새누리당은 분기별로 3억8000만 원, 새정치연합은 3억1000만 원, 정의당은 730만 원의 국고보조금을 더 받게 됐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