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 7월 속기록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지난 7월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이뤄진 대통령비서실 업무보고 및 의원들과의 질의응답 내용이 주목받고 있다. 당시 이재만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은 청와대 업무 자료를 외부로 가지고 나가기도 한다고 말해 야당 의원들의 집중 추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볼 때 다분히 문제가 되는 발언이었다는 지적이다.

다음은 7월 7일 운영위 회의장에서의 발언 속기록 내용.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밤에 자주 외출하신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것도 서류를 잔뜩 싸들고 밤에 외출을 하는 것을 본 사람이 있더라고요.” △이 비서관 “밤이란 몇 시를 얘기하시는지.” △박 의원 “몇 시에 뭘 어떻게 했다 라고는 말씀드릴 수 없지만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서면 자료를 잔뜩 싸들고 외출하는 것을 봤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도 자주.” △이 비서관 “글쎄요. 그게 제가 어떤 특정한 목적이 있어서 어디 외출한다는 의미보다는 청와대에서 집으로 갈 때 제가 하다 만 그런 서류라든지, 또 집에 가서 보기 위한 자료들을 가지고 가는 수가 있습니다.” △박 의원 “그 서류를 그렇게 외부로 가져갈 수 있을까요”

당시 속기록에 따르면 박 의원이 “총무비서관이 청와대 서류를 함부로 밖으로 집으로 가져가느냐. 대한민국이 잘못돼도 굉장히 잘못됐다”고 추궁을 계속하자 이 비서관은 뒤늦게 “제가 읽고 있던 책이라든지…”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새정치연합의 강동원·윤후덕 의원 등은 “책 보따라 싸 가지고 어디 가서 누구 만났어요”, “서류 갖고 밤에 청담동(정윤회 씨 사무실이 있던 장소)에 가고 그러지 마요”라고 질책했다.

이 비서관은 2003∼2004년 이후로는 정 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말해 최근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박범계 새정치연합 의원이 “정윤회라는 사람을 아느냐”고 질문하자 이 비서관은 “2003년인가 2004년에 (마지막으로) 만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비서관은 지난 4월 정 씨와 전화통화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현일훈 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