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건유출때 朴 조사 시도 趙가 강력 반대해 무산”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을 포함한 청와대 관계자들의 사이가 틀어진 결정적 계기는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작성자인 박모 경정 처리를 둘러싼 이견 때문이었던 것으로 3일 전해졌다. 지난 4월 초 공직기강비서관실 감찰 문건이 언론에 유출됐을 때 청와대가 박 경정을 유출자로 지목해 조사를 벌이려 했으나 조 전 비서관이 박 경정을 싸고돌면서 강력히 반대해 무산됐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4월 문건 유출 당시 이정현 홍보수석이 소위 ‘11인 회의(홍보·국정기획·정무수석 등이 참석하는 오전 회의)’에서 유출자를 찾아내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내부적으로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조 전 비서관이 ‘박 경정이 문건을 유출했다면 직속상관인 나뿐 아니라 자신도 다치게 되는데 그랬을 리가 없다’며 박 경정에 대한 조사를 강력히 반대했고, 실제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청와대 수석은 물론 비서관들 가운데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조사를 받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깐깐하게 굴었던 조 전 비서관이 유독 박 경정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싸고돌아 의아하게 생각했다”면서 “박 경정이 조 전 비서관이 검사 시절 ‘찍새(사건 등을 물어다 주는 사람이라는 은어)’ 역할을 했고, 그런 인연 때문에 경찰 내부에서 평판이 좋지 않았던 박 경정이 청와대에 오게 됐다는 얘기가 돌았었다”고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은 박 경정과 관련한 해명을 듣기 위한 문화일보의 취재 시도에 응하지 않았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