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압수수색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관들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예장동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분실에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靑서 근무했던 공직자와 한때 ‘측근’이었던 자가 두패로 나뉘어 비방·음해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정윤회 씨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일부 언론을 통해 폭로성 발언을 계속하는 것과 관련, 각계 원로와 전문가들은 “국가는 안중에도 없이 자기 혼자 살겠다고 벌이는 진흙탕 싸움에 온 나라가 휘청이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었거나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이들이 두 패로 나뉘어 폭로·비방·음해 성격의 말을 쏟아내는 것은 나라를 혼란으로 몰아넣는 ‘국기 문란’ 행위라는 목소리도 높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진흙탕 개싸움에 논평조차 내놓을 생각이 없을 정도”라며 분노했다. 검찰총장을 지낸 한 인사는 “공직에 있었을 때부터 ‘비서관은 입이 없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던 사람(조 전 비서관)이 사사로이 자기변명을 하면 안 된다”며 “개국공신들이 궁지에 몰린다고 보스와 조직을 배신하고 연일 폭로성 변명을 하다 보면 거짓말도 불사하게 된다”고 충고했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청와대 비서진이 두 갈래, 두 패로 나뉘어 서로 폭로하고 헐뜯는 자체가 가장 타개해야 할 중대한 국기 문란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전 의장은 “역대 청와대 비서실이 이처럼 두 패로 나뉘어 싸우는 것도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정윤회나 조응천 모두 부끄러운 줄 알고 근신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는 “당사자들이 떠들고 다녀 대통령 주변에서 어처구니없는 소문이 떠나지 않는 게 듣기 싫고 부끄러우며 기가 막힌다”면서 “소문을 둘러싼 정쟁으로 국정의 발목을 잡으면 어떻게 제대로 정치를 할 수 있겠는가”라고 한탄했다. 박찬욱 선진화시민행동 사무총장과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대통령을 보좌했던 측근들이 혼자 살겠다고 무분별하게 언론에 떠드는데 이런 이전투구를 보는 국민들 심정은 참담할 수밖에 없다”며 “국론분열로 인한 손실도 엄청나다”고 입을 모았다.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진실공방과 권력 암투 쪽으로 루머가 확대 재생산되면 국정 혼란만 초래하고 결국 국민들이 피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도 이날 “정윤회와 조응천이 진실 게임을 벌이고 있는데 목불인견”이라며 “정치권과 청와대에서 국가를 위해 일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국정을 혼란으로 몰고 가는 것은 취할 자세가 아니다”고 논평했다.

이화종·정유진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