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관계자 “警 인사검증때 사실과 다른 내용 적시”
朴, 심야 2시에 집 떠나

이른바 ‘정윤회 동향’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박모(48) 경정이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근무 당시 여러 차례 허위나 과장 정보를 보고해 경찰 복귀 결정이 내려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사정 당국과 여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박 경정은 지난해 10월 청와대 경제수석실 A 비서관의 금품 및 향응 수수 의혹에 대한 보고서를 올렸다. A 비서관이 대학 후배 업체 관계자 B 씨로부터 룸살롱 접대 등을 받고 수천만 원대 현금을 정기적으로 상납받았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B 씨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 이 같은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민정수석실은 이에 따라 A 비서관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박 경정은 이에 크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경정은 또 지난해 12월 민정수석실에 파견할 경찰관들에 대한 인사 검증을 진행하면서 일부 경찰관에 대해 허위 정보를 적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혼인 경찰관 C 씨에 대해 ‘옛 정무직을 했던 사람의 부인과 동거했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는 것이다.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도 2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 같은 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알고 있는 듯한 언급을 했었다. C 씨는 박 경정의 보고서로 청와대 파견이 취소됐다가 사실무근으로 밝혀지면서 올해 6월 다시 파견이 확정됐다.

박 경정은 작성한 보고서가 잇따라 허위 또는 과장 정보로 밝혀지면서 경찰 복귀 결정이 내려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서울경찰청에서 박 경정을 정보1분실장으로 발령내는 데도 제동을 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경정은 자신의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된 3일 자택을 빠져나와 모처로 이동했다. 박 경정은 이날 오전 2시 18분쯤 자택에서 빠져나와 대기하고 있던 주황색 택시를 타고 급히 이동했다. 박 경정은 검은색 정장 차림에 손에는 서류가방을 들고 있었다. 검찰 소환 조사가 임박한 가운데, 변호사, 지인 등을 만나 검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변호인을 통해 박 경정에게 소환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박 경정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지금 몸이 너무 아프고 힘들다. 많은 취재진이 집 앞에서 문을 두드리고 하는데 다른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박 경정은 현재 “몸이 좋지 않다”며 3일부터 5일까지 3일간 병가를 낸 상태다.

김병채·김대종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