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모인 적 없을뿐더러 우리 5명도 모인적 없어”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이 정윤회 씨와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간의 진실 공방으로 번지는 가운데, ‘문고리 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을 제외한 ‘십상시’로 지목된 5명의 청와대 직원들은 한결같이 “억울하다”고 입을 모았다. 신동철 청와대 정무비서관·조인근 연설기록비서관, 음종환 홍보수석실 행정관, 김춘식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 이창근 제2부속실 행정관 등 5명은 3인방과 함께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을 처음 보도한 세계일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서 공동 고소인에 이름을 올렸다.

십상시 거론자 가운데 한 관계자는 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문건에 나온 대로 모인 적도 없고 정 씨는 더더욱 만난 적도, 본 적도 없다”며 “이제 박근혜정부가 집권 3년 차에 들어가는데 이런 일로 국정 동력이 상실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심지어 그 식당도 가본 적이 없다”며 “십상시는 대선 때 우리를 놀리고 비하하려고 붙인 이름인데 우리가 뭐가 좋다고 그런 이름을 붙이겠느냐. 황당한 소설”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06년 합류한 뒤로 정 씨를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주변에서 정 씨를 봤다는 사람조차 보지 못했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이번 기회에 검찰 수사에서 모든 것이 다 밝혀졌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8명이 한자리에 모인 적도 없고, 3인방을 제외하더라도 5명이 모인 적도 없다”며 “정 씨는 연락처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에서도 이들이 십상시란 이름으로 한데 엮인 것에 억울한 부분이 많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한 의원은 “대선 때 박 대통령 주변의 십상시라며 소위 ‘찌라시’가 처음 돌았는데 내가 본 버전만 해도 다섯 개가 된다”며 “정 씨와 조 전 비서관 사이에 공방이 오가고 이 비서관 등이 정 씨와 접촉한 사실이 있는 것과 별개로 그 외의 십상시 거론자들은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일한 잘못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