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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엄청난 사고를 저질러놓고 회사 대표는 도대체 어디에 숨었는가.”

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이후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을 향한 사망·실종자 가족들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해진해운은 회사대표의 행적이 분명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실무자들만 보험사 측과 접촉해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구체적인 사고 수습 대책은 여전히 캄캄하다.

특히 청해진해운은 사고 하루 만인 17일 대책본부를 폐쇄하고 외부 접근을 막아 부적절한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청해진해운은 사고 직후 인천 중구 항동의 회사 사무실에 사고대책본부를 꾸렸다가 하루 만에 폐쇄했다. 사무실 입구에는 취재진 수십 명이 진을 치고 있지만, 선사 측은 언론 접촉을 피하며 외부에서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쯤에야 사무실 앞을 지키던 취재진 앞에 모습을 나타낸 청해진해운 관계자는 “대표님이 대규모 실종자가 나온 사고 발생에 충격을 받고 쓰러져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청해진해운 김모 공동대표는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직후인 16일 오후 전남 진도의 구조 현장을 방문했다. 그러나 현지에서 구조작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해 대규모로 실종자가 발생하자 이에 충격을 받고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대표가 입원한 병원이 어디인지는 회사 내부 관계자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해 고의적으로 외부 접촉을 피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 사고 상황을 수습해야 할 주요 임원진의 행적도 묘연한 상태다. 이날 오전 사무실에는 일부 실무자들만이 자리를 지키며 보험사 접촉 등 보상 대책을 마련하는 업무를 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 박준희·장병철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