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을 사실상 지배해 온 기업은 지난해 매출 5억 원을 기록한 중소 경영컨설팅업체인 아이원아이홀딩스로, 지난해 40억 원 상당의 당기순손실을 입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에 민감한 해운 사업을 해온 청해진해운 역시 최근 들어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실적 악화로 고전해 왔다.

17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청해진해운의 주요 주주(이하 2013년 감사보고서 기준)는 2005년 설립된 선박블록(부분생산) 업체인 천해지(39.4%)와 2007년 설립된 경영컨설팅 업체인 아이원아이홀딩스(7.1%)이고, 천해지의 주요 주주는 아이원아이홀딩스(42.8%)와 특수관계회사(29.2%) 등이다.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사실상 천해지와 청해진해운을 지배해온 기업이라는 얘기다.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지난해 경영자문료 수입 등으로 5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지분 평가 주식처분 손실 71억1000만 원 등을 입어 40억60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면치 못했다.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이에 천해지 보유 지분을 줄이는 등 거리를 두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진다. 최대 주주인 유혁기(19.4%) 씨와 유대균(19.4%) 씨 등에 대해서는 세간에 알려진 내용이 거의 없다. 천해지와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청해진해운 주식을 각각 17억 원과 4억 원을 주고 매입했다. 1999년 설립된 중소 연안여객선사인 청해진해운은 애초 부산 본사와 인천·제주지점을 뒀으나, 2011년 부산 본사를 폐쇄하고 제주로 본사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회사 대표와 개인 최대주주는 안명수 씨에서 현재의 김한식 씨로 변경됐다.

청해진해운은 6825t급의 세월호 등 총 4척의 여객선을 인천∼제주, 인천∼백령, 여수∼거문도 등 3개 항로에 투입하고 있다. 2010년 4월에는 한강 수상택시 운영사인 ‘즐거운서울’을 합병하고 수상택시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2009년만 해도 20억 원에 가까운 연간 영업이익을 냈으나 해운업 불황 여파로 영업이익이 급격히 줄면서 2011년과 2013년에는 각각 영업 손실을 면치 못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의 실적을 보면 영업적자와 흑자를 오가면서 연평균 1억 원가량의 영업손실이 났다. 특히 지난해 영업손실은 7억8500만 원에 달해 2003년 이후 10년 만에 적자폭이 가장 컸다. 매출액이 2012년 말에서 2013년 말까지 59억 원 늘어나는데 그쳤는데 비해 선박비 등 매출원가는 70억 원 가까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