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視程 20㎝ 불과… “조류 심해 전진 불가능”
잠수인력 555명으로 늘리고 특수장비 투입
‘공기 주입’ 1차 시도 실패… 오후에 재시도

사고 발생 하루가 지났지만 사고지점 해역의 강한 조류와 낮은 시정 때문에 선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해 구조대의 실종자 수색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양경찰은 기상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현 인력의 두 배가 넘는 잠수인력 555명과 특수장비를 투입해 선체에 공기를 주입하는 등 작업을 서두를 계획이지만 악화되는 구조여건 때문에 차질이 예상된다.

해경, 해군 등 구조대는 16일 오후 1시부터 17일 오전 10시까지 총 6차례에 걸쳐 특수부대 잠수부 요원을 투입해 선체 접근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구조대는 1차부터 6차에 이르기까지 10분에서 3시간에 걸쳐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선체 안으로 접근하지 못해 287명의 실종자 가운데 아직까지 단 1명도 구출하지 못했다.

구조작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강한 조류와 낮은 시정이었다. 사고가 발생한 지점은 병풍도 북방 1.5마일 해상으로 평소 조류가 상당히 강한 지역이다. 16일과 17일 사고해역의 기상상태는 풍속 4.9㎧, 파고 1m가량으로 표면상으로는 잔잔한 편에 속했다. 하지만 해당지역에 흐르는 ‘강한 조류’와 ‘낮은 시정’은 구조대의 손과 발을 묶었다. 현장에 출동한 해경 함정은 수색작업 도중 무전을 통해 “2인 1조로 나눠 선체 접근을 시도하고 있지만 조류가 너무 심해 전진 자체가 불가한 상황”이라면서 “시정도 20㎝ 수준에 불과해 한 치 앞을 내다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구조대는 자정 무렵인 오전 0시 30분 물의 흐름이 멈춘 정조시간을 틈 타 특수요원들을 재투입했지만 선체 진입에 실패했다. 현장에 출동한 ‘해경3009함’은 5차 투입 직후 “수심 27m 지점까지 무리를 해서 내려갔지만 물살이 강해 더 이상 접근이 불가하다”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다시 잠수부를 투입하겠다”며 현장 접근에 대한 어려움을 본부에 재차 송신했다.

점차 악화되는 기상상황도 구조대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17일 오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풍속도 빨라지고 있어 구조 환경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 관계자는 “비만 내린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파고가 높아지고 풍속도 점점 빨라지고 있어 첫날에 비해 구조작업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종자들이 물속에 오랜 시간 방치돼 생존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기상상황도 나빠지고 있어 구조대는 공기주입을 결정했다. 공기를 주입해 생존자들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한편, 배를 들어올려 진입로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리스크(위험)가 따를 수 있지만 밤샘 회의를 거친 결과 구조대는 공기를 주입하는 게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둬 배에 구멍을 뚫는 방식은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해경은 17일 오전 6시 15분 전문가 10명을 사고해역으로 긴급 파견해 공기주입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조류가 심해 1차 시도가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해경은 조류가 약해지는 시간대인 낮 12시에서 오후 1시 사이에 2차 시도를 감행한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구조작업 지원을 위해 민간구조대가 현장으로 파견됐다. 해경에 따르면 17일 오전 5시 30분 민간구조대 5명이 현장으로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구조대는 “목숨을 걸고 현장으로 떠난다”며 “최선을 다해 실종자들을 구출하겠다”고 구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한편 세월호의 인양작업을 담당할 해상크레인 3척은 18일 오후쯤 사고현장에 도착할 계획이다.

진도=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