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움직임과 관련, 굳건한 한·미 동맹의 틀 속에서 구체적인 기준에 따라 엄격하게 일본을 통제한다는 방침 아래 미국 외교·안보 당국과 긴밀하게 조율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정부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의 한반도 내에서의 권한행사를 제한하는 쪽으로 포커스를 맞춰 논의를 진행해온 것도 상당 수준에서 이에 관한 한·미 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일 방위협력 지침 개정을 위한 논의가 2013년 말까지로 예정돼 있는 만큼 이 과정에서 심도 있게 한국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29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미 측에 전달한 것은 미국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차원에서 전달했다”면서도 “마찬가지로 미국 역시 한국의 우려에 대해 이해하고, 한국의 이해를 철저히 고려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일 방위협력지침의 개정에 한국의 입장을 반영하겠다는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한국이 우려하는 부분을 반영해서 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둘러싼 논의는 미·일 방위협력지침이 개정될 때까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정부 당국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올 12월에 일본이 내놓을 신방위대강의 내용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방위대강의 내용에 따라 대응수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집단적 자위권과 관련해 일본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12월 신방위대강에서 어느 정도 방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가 지금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3년 만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한·일 간 안보정책협의회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될지 주목된다. 한·일 양국은 안보정책협의회를 갖기로 사실상 방침을 정하고 구체적인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일 안보정책협의회는 1997년 외교장관 회담 때 합의된 이후 정기적으로 진행됐지만 독도, 과거사 갈등, 한·일 정보보호협정 파문 등으로 2009년 12월 이후 열리지 못하고 있다.

한편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최근 미국 순방과정에서 백악관 및 외교·안보 당국과 이 문제에 관해 깊은 교감을 나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