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오후 국빈 만찬에 이어 28일에도 예정에 없던 특별 오찬자리를 마련해 박근혜 대통령을 초청했다. 이는 한국과 박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우의와 신뢰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이날 오찬에는 전날 국빈 만찬에 참석하지 않았던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도 참석해 박 대통령과 첫 만남을 가졌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진행된 이날 오찬은 ‘특별오찬’이라는 명칭이 보여주듯 여러모로 남달랐다. 중국 측이 국빈 방문 행사에 추가적으로 특별 행사를 제안하는 것은 매우 파격적이고 드문 일이다. 특히 한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이번이 최초의 사례다. ‘라오펑여우(老朋友·오랜 친구)’로 표현되는 시 주석과 박 대통령의 각별한 관계뿐 아니라 북한 핵위협에 대한 공조를 계기로 전혀 새로운 차원의 우호관계로 나아가고 있는 한·중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된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박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신뢰를 표하기 위해 시 주석이 특별히 마련한 오찬”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오찬은 또 철저히 격식을 갖춘 전날 국빈 만찬과 달리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사적 친교의 자리에 가깝다. 펑 여사가 참석한 것이나 배석자를 최소화한 것 모두 이 같은 자리의 성격을 반영한다. 이 자리에는 한국 측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중국 측에서 양제츠(楊潔)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배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랜초미라지 회동,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크로퍼드 목장 회동을 연상케 하는 이날 특별 오찬은 중국 내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베이징 =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