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의 닉 한센 박사는 11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차량 이동과 터널정비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동향이 포착됐다”며 “북한은 미사일 발사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3차 핵실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한센 박사는 CISAC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1월 24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도로에서 빈번한 차량 이동 흔적이 발견됐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특히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터널 갱도 정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센 박사는 “핵실험장 남쪽 터널 갱도를 드나드는 열차의 레일이 재설치됐으며 터널 입구의 눈이 치워진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갱도 열차 레일 재설치와 관련해 “(위성상에서는 나타나지 않아)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터널 안에 있는 각종 폐자재를 밖으로 실어 나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지난여름 발생한 수해와 태풍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11월 19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변화가 포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센 박사는 “수해로 풍계리 핵실험장 계곡에서 건물로 이어지는 3개의 다리가 유실되면서 사용 불능 상태였지만 북한은 구도로를 보수해 사용 중”이라며 “구도로는 서쪽 계곡과 건물, 남쪽 터널 입구와 연결돼 있다”고 밝혔다. 한센 박사는 11월 중순에도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기지에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디지털글로브가 촬영한 위성사진의 분석을 통해 공개했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신중한 판단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북한은 항상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는 해 오고 있다”면서 “하지만 실제로 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풍계리의 보수작업 등은 지난여름 태풍 때문에 무너진 갱도를 정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렇게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핵실험은 하게 되면 바로 제재 논의가 있을 것이 확실하므로 북한으로서는 실익이 없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 김상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