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2일 오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로켓 발사장에서 장거리 미사일 ‘은하 3호’를 전격 발사했다. 이날 발사한 미사일의 잔해가 북한이 예고한 지점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져 지난 4월과 달리 이번 미사일 발사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오늘 오전 평안북도 철산군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발사 직후 서해상에 배치된 세종대왕함 레이더가 발사 사실을 탐지했다”고 발표했다. 우리 군은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서해와 제주 남방 해상에 탐지거리 1000㎞의 첨단레이더(SPY-1)를 탑재한 세종대왕함과 서애류성룡함, 율곡이이함 등 이지스함 3척을 배치해 미사일 발사를 추적해 왔다.

김 대변인은 이날 “미사일 발사 시간은 오전 9시 51분이며 발사 1분 뒤 1단 추진체가 분리됐으며 9시 53분 백령도 상공을 통과하고, 9시 58분에는 오키나와(沖繩) 서쪽 상공을 통과했다”며 “현재 성공 여부를 한·미 정보 당국이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날 오전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의 1단 추진체는 변산반도 서쪽에 낙하했으며 2단 추진체의 잔해로 추정되는 물체는 필리핀 근해에 떨어지는 등 1, 2단 추진체의 잔해가 북한이 사전 예고한 지역에 모두 낙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사일 발사는 성공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측하고 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은하 3호’ 예상 비행경로를 발표하면서 1단 추진체 잔해는 전북 부안(격포항) 서쪽 공해상 140㎞ 지점의 가로 35㎞, 세로 84㎞ 사각형 해역, 2단 추진체 잔해는 필리핀 동쪽 약 136㎞ 지점 해상 가로 100㎞, 세로 302㎞의 사각형 해역에 떨어질 것이라고 고시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정보자산을 총동원해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의 궤적을 분석하는 한편, 1단 추진체가 떨어진 변산반도 서쪽 해상을 중심으로 잔해 수거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그러나 북한이 전격적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1, 2단 추진체가 낙하 예상지점에 떨어지자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1일 북한이 기술적 결함 해결을 위해 발사대에 장착했던 장거리 미사일을 내려 인근 조립건물로 옮긴 것으로 판단하고 이번 주에는 발사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예상이 빗나갔다.

한강우 기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