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이럴 때는 힘 모으네! 22일 오전 강기갑(왼쪽 네 번째)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당 소속 국회의원 당선자 등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검찰의 당 압수수색을 규탄하고 있다. 심만수 기자 panfocus@munhwa.com

강기갑 통합진보당(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경쟁부문 비례대표 총사퇴’ 결의를 거부한 이석기·김재연 당선자 등의 처리 방향에 대해 “오늘 중 혁신비대위 회의를 열어 결정할 것”이라고 22일 말했다. 강 위원장은 “입장이 다른 분들도 함께하겠지만 출당 조치까지 열어놓을 수밖에 없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재천명했다.

이는 검찰이 압수수색이라는 초강수를 두는 등 돌발 외풍(外風)이 거센 가운데에서도 혁신비대위를 비롯한 신당권파가 속도감 있는 쇄신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수사는 어디까지 수사”이며 ‘당 발전의 걸림돌은 확실히 제거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불교방송(BBS) 라디오에 출연해 “어제(21일) 오전 10시까지 (이석기·김재연 당선자 등의 비례대표 사퇴 여부를) 확인하고 중대한 발표를 하려고 했는데, 이 결정적인 순간에 왜 검찰이 치고 들어왔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며 “국민들에게 고개를 들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오늘(22일) 오후쯤 회의를 열고 (이·김 당선자 등의 문제를) 빨리 처리하고 혁신의 행보를 이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정미 혁신비대위 대변인도 이날 SBS라디오에 나와 “오늘(22일) 중 충분히 논의해서 내일(23일) 정도에는 (이·김 당선자 등을 어떻게 처리할지) 방식에 대한 발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석기·김재연 당선자가 혁신비대위 중심의 제명 조치를 피하기 위해 서울시당에서 경기도당으로 당적을 옮긴 것과 관련, “당규에는 꼭 피제소자의 소재지에서만 (제명을 위한) 1차 심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규정이 있다”며 “이 문제를 빠르게 처리하려 한다면 꼭 경기도당에서 심사를 받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다 열어놓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비대위는 이·김 당선자 등의 처리를 언제까지 마무리 지을지와 관련, 19대 국회 개원(5월31일) 전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혁신비대위 핵심 관계자들의 이같은 발언은 검찰 수사와 상관 없이 당 쇄신 작업은 중단 없이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신·구당권파 모두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검찰 수사라는 외풍이 불어닥쳤지만, 이를 이유로 국민들이 바라는 혁신이 봉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21일 검찰 압수수색을 둘러싼 대치 과정에서 ‘잠시 휴전’을 거쳤던 신·구당권파 간의 공방은 이석기·김재연 당선자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구당권파가 중심이 돼 결성한 당원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병윤(광주 서을) 당선자는 22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쟁부문) 비례대표 14명 중 6명이 사퇴 거부의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잘못된 진상조사 보고서에 근거해 ‘국민의 민심이니 무조건 사퇴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진보의 정신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혁신비대위의 비례대표 사퇴 요구를 전혀 받아들일 의사가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 것이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