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진보당) 비례대표 부정 경선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2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진보당의 컴퓨터 서버 관리업체 사무실에서 진보당 당원명부 등을 관리하는 서버를 확보했다.

검찰은 우선 부정 경선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하지만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당원명부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진보당 내 종북세력들이 북한 당국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의혹은 없는지, 또 진보당에 불법 또는 편법으로 가입한 공무원·교사 등이 있는지 등 추가 위법 사례가 포착되는 대로 수사를 확대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의 총체적인 부정 의혹 사건을 밝혀내는 것”이라며 일단 수사 확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미 진보당의 자체 진상조사 및 언론 보도를 통해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경기동부연합’ 중 일부 세력은 과거 북한의 지령을 받고 국내 정치 활동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검찰 수사 과정을 통해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은 언제든지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2010년 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에 정치자금을 불법 후원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공무원·교사들을 밝혀낸 검찰이 이번에 입수한 당원 명부를 분석하면서 진보당에 불법 가입한 당원들을 찾아낼지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일단 압수물을 분석하고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발견되는 모든 불법행위는 정해진 법률에 의거해 엄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보당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BBS라디오 ‘고성국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비례대표 경선 투표자 명단이 아니라 지난 13년간 입당, 탈당 기록 등 20만 명 이상의 당원 명부를 탈취해 간 것”이라며“검찰 측이 당원명부 관리 서버 4개 용량을 다 가져갔다”고 말했다.

한편 진보당 중앙위원회 폭력 사태를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12일 열린 진보당 중앙위원회 회의장 폐쇄회로(CC)TV 자료 분석을 통해 폭력 가담자로 추정되는 인물들의 신원을 압축하고 있는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신원을 특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신원확인 작업을 최대한 빨리 진행해 폭력 가담자가 확인되는 대로 이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 등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찰은 이번 폭력사태가 진보당 구당권파에 의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인지 등에 대해 수사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현일훈 기자 o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