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국회의원 총선거’ 경쟁이 29일부터 본격 시작된 가운데 이번 총선과 직접 상관이 없는 박정희 전 대통령,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의 이름이 선거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일부 정당과 후보자들이 이들의 이름과 얼굴을 선거운동 전면에 내세우는 이른바 ‘업혀가기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서울 동대문갑에 출마한 무소속 조광한 후보는 최근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사람, 안철수 대통령을 만들 사람’이란 현수막을 내걸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그러나 동대문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6일 해당 문구를 사용해도 된다고 유권해석을 했으며, 이에 따라 조 후보는 선거공보나 명함, 현수막 등에 ‘안철수 대통령을 만들고 싶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은 선거 홍보물을 준비했다.

안 원장의 고향인 부산 지역 일부 후보들 중에서도 안철수 마케팅을 펼치는 이들이 있다. 안 원장의 고향인 부산진을에 무소속 후보로 나선 차재원 후보는 ‘안철수식 대안 정치’를 표방하고 있다. 홍보물 책자에도 ‘차재원, 안철수 원장과 함께 2012년 소통의 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지역 선관위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젊은 후보자들로 구성된 ‘청년당’도 안 원장을 선거 운동 전면에 내세웠다.

청년당은 ‘안철수 바람’의 진원지인 ‘청춘콘서트’ 자원봉사자들이 주축이 돼 발족한 정당이다.

중앙선관위는 28일 “총선 후보가 선거운동을 하며 자신의 홍보에 필요한 범위에서 대권주자와 함께 활동한 사진이나 관련 문구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혀 안철수 마케팅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대구와 경북 구미를 중심으로 지역구 후보자를 낸 국가재건친박연합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위업을 계승하겠다’고 선언했다. 당명 속의 ‘친박’에서 ‘박’은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이 아니라 바로 박 전 대통령을 뜻하는 것이다.

새마을당이라는 정당도 박 전 대통령의 새마을 정신과 육영수 여사의 박애정신을 잇는 것을 목표로 설립됐다.

김만용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