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국회의원 총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29일 시작됐지만 선거 판세는 그야말로 오리무중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민주당) 모두 위기론을 증폭시키며 엄살을 피우는 것도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초박빙 접전 지역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투표율과 부동층의 향배, 여야 이탈표의 규모, 북한 로켓 발사와 대통령 측근 비리 수사 등을 접전 지역 당락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변수는 이번에도 투표율이다. 투표율이 60.6%를 기록했던 2004년 17대 총선에선 열린우리당(현 민주통합당)이, 46.1%에 그쳤던 2008년 18대 총선에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과반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며 압승을 거뒀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투표율이 최저 55%는 돼야 해볼 만하다”고 말한다.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29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여야가 정책적으로 차별화되지 않는 밋밋한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투표율이 떨어져 여권에 유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최근 주요 선거에서 투표율 제고의 동인이 됐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파괴력이다. 이미 트위터 등에선 투표율 70% 달성 캠페인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적게는 30%, 많게는 50%에 육박하는 부동층의 향배도 당선자 얼굴을 바꾸는 데 결정적이다. 김형준 교수는 “최근 선거에서 부동층이 30% 정도 되는데, 이 중 절반은 지지후보가 있는데도 여론조사 때 답하지 않는 ‘은폐형 부동층’”이라며 “야권 지지 성향인 이들이 얼마나 투표장에 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색깔론이나 거대 담론보다는 생활 밀착형 공약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고 전했다.

장훈(정치학) 중앙대 교수는 “아직 태도를 정하지 않은 무응답층이 투표장에 갈지, 어느 정당을 지지할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18대 총선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무소속 출마자 등 여야 이탈표의 파괴력도 무시 못할 변수다. 특히 1000표 안팎에서 당락이 좌우되는 수도권 선거에선 이들이 ‘고춧가루 부대’가 될 수 있다.

여권 이탈자가 모인 국민생각,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연대에 동참하지 않은 진보신당의 득표력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르면 4월12일쯤으로 예정된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민간인 불법 사찰 사건 등 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 등도 막판 판세를 뒤흔들 수 있는 돌발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오남석·민병기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