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국회의원 총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9일 여야의 선거대책위원장들이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서 맞붙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첫 공식 지원유세에 돌입해 서울 지역에서만 12개 선거구를 방문하는 ‘분(分) 단위 일정’을 소화했고, 한명숙 민주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정 서울 중구 을지로 6가 동대문 시장을 방문해 ‘이명박 정부 심판’을 선언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8시 영등포구 대림역을 시작으로 영등포구 문래동, 양천구 신정동, 강서구 화곡동 등을 잇달아 방문해 시민들을 만났다. 빨간색 당 점퍼를 입고 거리로 나선 박 위원장은 영등포구 문래동 문래초등학교 앞에서 빨간색 외투를 입은 주부와 인사를 나누면서 “요즘 빨간색이 유행인가봐요”라며 농담을 건넸다. 문래동 거리에선 박 위원장을 기다리고 있던 60대 시민으로부터 연필로 그린 박 위원장의 초상화를 선물받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너무 잘 그리셨다”며 “제가 인물이 안 되니까 얼굴이 잘 나오기 힘든데 잘 그려주셨다”며 웃었다. 지난달 말부터 전국을 돌면서 하루에 많게는 수백 차례씩 악수를 하고 있는 박 위원장은 왼손으로 오른 손목을 연신 주무르면서 양손으로 시민들의 손을 잡고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부에서 중부를 관통해 경기 동부로 이어지는 동선을 소화하면서 서울·경기 지역 17개 선거구를 찾아 집중 유세를 벌였다. 한 선거구에서 20∼30분씩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거나 유세를 한 뒤 차량으로 인근 지역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오전에만 영등포을·영등포갑·양천갑·양천을·강서갑·종로 등 6개 선거구를 찾았고, 오후에는 동대문갑·성동갑·광진갑·광진을·강동갑·강동을 지역에 이어 경기 하남, 광주, 성남 등에서 11개 선거구를 돌았다.

민주통합당은 선거운동 시작일인 29일 자정을 넘기자마자 서울 중구 을지로6가 동대문 ‘두타’ 광장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한명숙 선거대책위원장은 손학규 전 대표, 정세균 서울 종로 후보, 정호준 중구 후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이 초래한 민생대란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엔 서울 영등포을 신경민 후보의 출근인사에 함께한 뒤 경기 광명을의 이언주 후보와 함께 지역 상가를 방문했다.

이어 서울 종로구 세종로 광화문광장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연대의 힘을 모아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오후에는 서울 강남을·동대문을·종로·은평을 지역의 지원 유세에 나설 예정이다. 박용진 대변인은 “서울 영등포을 권영세, 강남을 김종훈, 동대문을 홍준표, 종로 홍사덕, 은평을 이재오 후보는 꼭 심판받아야 할 새누리당 MB정권 박근혜 아바타 5인방”이라고 말했다.

김하나·민병기·김동하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