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로 정기국회 회기종료일(12월9일)이 1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회가 여전히 ‘개점휴업’ 상태에 빠져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이후 야당은 이의 폐기를 위한 장외투쟁과 야권통합 논의에만 골몰하고 있고, 여당은 당내 쇄신 논쟁을 시작하면서 예산안 심사·민생법안 처리 등 국회업무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만 처리하면 바로 내년 ‘4·11 국회의원 총선거’ 국면에 돌입하는 데다 총선 직후 ‘12·19 대통령선거’ 체제가 본격화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정기국회가 사실상 이명박정부의 마지막 법안처리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은 핵심 추진 법안조차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

국방개혁 관련법은 국방위원회 소위에서 논의되고 있으나 야당의 ‘의사일정 보이콧’으로 회의가 제대로 열리지 않고 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이번 주 국회 국방위원과 여야 원내대표 및 중진 의원, 비교섭단체 관계자들을 연쇄 접촉해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지만 여도 야도 추진 동력과 의지를 상실했다는 지적이 많다. 여당은 강행처리에 부담이 크고, 야당은 내년 초에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이명박정부가 녹색성장 핵심 정책으로 추진한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무산 위기에 놓였다.

관련 법안인 ‘온실가스배출권 거래 및 할당에 관한 법률안’은 이달 초 국회 녹색성장위원회에 상정됐으나 심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대학 시간강사들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하고 4대보험을 적용하는 내용의 고등교육법 개정안도 야당의 반대 속에 표류하고 있다.

이밖에 고용상 학력차별금지법, 기간제 및 단기간 근로자 보호법 개정안을 비롯해 군입대 기간 중 이자를 면제해주는 내용의 취업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한 엔젤투자 소득공제 비율 확대안 등 여야가 연일 강조하고 있는 민생대책 관련 법안들도 답보 상태다.

정기국회의 핵심인 예산안은 올해도 법정시한인 12월2일은커녕 정기국회 회기 종료일인 9일까지도 처리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 내에선 12월 말까지 처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8일 “오늘부터 쟁점이 없는 감액 부분에 대해서는 정리를 해나가겠다”면서 “야당이 책임을 느끼고 나오지 않으면 정기국회 회기 내 통과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하나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