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처리과정에서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투척한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어떤 법조항을 적용할지와 구체적인 소환 절차를 놓고 심사숙고에 들어갔다.

일단 검찰은 ‘국회의장 동의후 김의원 조사’라는 커다란 방침은 정했지만 소환조사까지는 상당한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루탄이 터지는 극한상황까지 이른 ‘국회폭력’을 이번 기회에 근절해야 한다는 여론과는 달리 수사속도는 상당히 느리게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태다.

28일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남부지검에 따르면 현역 국회의원 신분인 김 의원에 대한 전격적인 소환조사는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일단 김 의원을 고발한 라이트코리아 등 4개 시민단체의 대표를 불러 고발경위와 위법성에 대한 법리검토 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고발인 조사가 끝나면 위법성 여부와 어떤 법조항을 적용할지를 검토하고 이후 김 의원을 어떻게 소환할지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현재 김 의원에 대해서는 국회회의장모욕죄, 폭행,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이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중 국회회의장모욕죄와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형법상 폭행죄는 김 의원이 직접적인 상해를 입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적용하기가 까다로울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김 의원에 대한 정치권의 움직임도 검찰의 수사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검찰은 한나라당이나 국회 사무처가 김 의원을 고발한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가 김 의원을 고발한 만큼 자칫 이번 사건이 정치적인 탄압사건으로 비쳐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현재 김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 최루탄 투척을 정치적인 의사표현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최근 논평을 통해 “김선동 의원의 행동은 정당하며 민의를 전달해야 하는 국회의원으로서 본분을 다한 당연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국회 본회의장 최루탄 투척은 국회에 대한 모욕인데 정작 국회의원들로부터는 고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면책특권을 가진 현역 국회의원의 폭력행위를 어디까지 불법으로 보고, 어떤 법조항으로 처벌할 수 있을지 검찰에는 새로운 숙제가 되고 있다.

이제교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