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서울의 한복판의 치안을 책임지는 경찰서장이 시위대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세워지지 않으면 국가가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불법 시위를 조장하고 선동하는 일부 정치꾼들과 시위현장마다 몰려들어 집회와 시위를 불법으로 몰고가는 전문시위꾼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대한민국이 무법천지가 되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부 세력에 의해 우리 사회에 법 경시 풍조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민주주의 발전에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불법 시위를 조장하는 것은 일부 좌파 시민단체의 극단적 선동과 정치인들의 방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26일 경찰과의 충돌이 거세졌던 것 역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범국민운동본부 측에서 나온 사회자가 “청와대로 가자”고 선동하면서부터였다.

지난 22일 한미 FTA 국회 비준 과정에서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터뜨렸던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은 형법과 국회법의 5개 조항을 위반했지만, 정작 김 의원은 자신을 안중근·윤봉길 의사에 견주기까지 했다. 민노당도 그를 적극 두둔했다. 종로경찰서장이 폭행당한 지난 26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광장에서는 정동영 민주당 의원이 반(反) 한미 FTA를 부르짖으며 사실상 불법 시위를 조장했다는 비판이 많다.

일부 정치꾼들이 불법시위를 교사하고 있다면 전문시위꾼들은 불법시위의 주범들이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박건찬 종로경찰서장을 때린 혐의로 김모(54)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 8월 캐슬린 스티븐스 당시 미국 대사의 차량에 물병을 투척했다가 경찰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전문시위꾼인 셈이다. 김씨와 같은 전문 시위꾼들은 200~300명에 달한다는 게 경찰측 추산이다.

최근 한미 FTA 반대 시위 도중 경찰에 붙잡힌 또 다른 김모(39)씨 사례도 비슷하다. 경찰 관계자는 “FTA와 관련한 내용은 알지 못한 채 ‘한나라당은 부자편이고, 가진 자들의 정권이 싫다’고 주장했다”면서 “한 번 붙잡히면 벌금이 150만∼200만원 정도 되는데 쌓인 벌금만 1000만원에 달하는데 계속 집회시위에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호(법학) 성균관대 교수는 “전문 시위꾼들과 일부 야당 의원들이 오로지 반대만을 위한 반대로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자유 민주주의 사회에서 주장을 제대로 펴려면 법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효종(윤리교육학) 서울대 교수는 “일부 국회의원들을 포함해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법에 대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오히려 앞장서서 법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음성원기자 e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