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cupy 서울’ 시위를 천명한 시민단체들이 오는 1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지만 경찰이 ‘금지’ 통보를 내려 시위단과 경찰의 충돌이 예상된다. 진보성향의 시민단체들은 이날 서울역과 서울광장, 명동 등지를 오가며 시위를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한미FTA반대범국민운동본부가 오는 15일 오후 6시 서울광장에서 500명 규모로 낸 집회에 대해 ‘금지’ 통보를 내렸다고 13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경기 포천시청의 농특산물전시회 행사가 오는 16일까지 24시간 신고돼 있어 금지 통보를 내린 것”이라며 “포천시나 서울시와의 합의를 통해 행사를 취소하거나, 다른 장소에서 시위를 모색하지 않는 이상 행사를 방해하는 당일 서울광장에서의 모든 집회·시위는 ‘불법’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Occupy 서울’을 준비 중인 ‘99%행동준비회의’는 예정대로 서울광장에서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시위단과 경찰과의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행동준비회의는 한미FTA반대범국민운동본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진보연대, 참여연대 등 30여개 시민단체들이 결성한 모임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 포천시, 경찰 등과 집회 장소와 일정 등에 대해 논의 중”이라면서도 “포천시 행사가 크지 않고 이미 기자회견을 통해 시민들에게 시위 장소를 밝힌 상황이기 때문에 서울광장에서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15일 서울광장에서 ‘1%에 맞서는 99%, 분노하는 99% 광장을 점령하라’라는 1박2일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날 이 자리에는 당일 오후 2시 영등포구 여의동에서 ‘Occupy 여의도’를 외칠 금융소비자협회, 투기자본감시센터 등 ‘여의도를점령하는사람들’과 서울역광장에서 금융자본 규탄시위를 벌일 빈곤사회연대가 합세해 5000여명이 집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희경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은 “점령시위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공감을 얻어야 하는 의제인 만큼 특정 단체들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공익에 최대한 부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런 집회·시위가 다수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한다면 정당성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정아기자 jayoon@munhwa.com